▲문재인 박근혜 양자토론저축은행비리나 다운계약서 자녀부정취업 등의 의혹에 대한 박근혜후보의 질문에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진 네거티브"라고 반박하는 문재인후보
YTN화면
고위 공직자 부정부패 척결과 관련한 토론에서 한 방이 터졌다. 진보통합의 이정희가 박근혜 후보의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과 독재행위를 거론하며 박 후보가 전두환으로부터 받은 6억 원에 대해 추궁하고 나선 것이다. 박 후보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두 동생과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서 그 돈을 받았다"며 "나중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답변했다. 순간 옆에 있던 아이가 불쑥 질문을 던졌다.
"박근혜 아줌마가 소녀가장이었나요?" 당시 박근혜가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 중 귀국하여 유신시대에 퍼스트레이디를 지낸 과정을 설명해줬다. 막내 박지만이 육군대위로 예편한 것도 함께. 그러자 아이가 다시 물었다.
"유학까지 다녀왔으면 어른이잖아요. 그리고 동생도 장교출신이면 어른인데... 무슨 고아라도 된 것처럼 말하네요. 어이없어 정말. 저희 엄만 제가 나중에 대학가면 입학금만 내주면 나머지는 제가 다 알아서 하라고 하시는데요." "어이없긴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금도 '졸지에 부모를 잃은 박근혜가 불쌍하다며 대통령 한번 시켜줘야 한다'는 사람들이 우리 유권자 중 거의 절반이란다." 아이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대통령은 나라를 이끌 능력을 보고 뽑아야 하는 거잖아요. 유학까지 마치고도 자기 동생도 못 돌보는 사람을 왜 대통령 시켜요?" "그래 차라리 네가 대통령하는 게 낫겠다."
아이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예?" 어이없는 말이지만 진심이었다. 소위 그 정도 스펙에 그 나이 먹도록 남의 도움 없이는 생계는 물론 자기 형제조차 건사하지 못했다는 걸 대중 앞에 고백한 사람이 5천만 국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대통령직을 넘보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니 차라리 이 아이가 낫지 싶었다.기왕 말이 나온 김에 유신독재와 정수장학회 강탈 박정희 일가의 부정축재 등에 대해 알려진 사실들을 말해 주었다. 아이도 박정희에 대해선 뭔가 알고 있는 눈치였다.
"저희 할아버진 '박정희 대통령 덕분에 우리가 잘살게 됐다'고 하시던데요? 그리고 18년 동안 대통령 했지만, 비리가 전혀 없다고 했어요." 아이에게 박정희 일가의 재산이 4조 원에 육박한다는 것과 박정희 친인척의 용인민속촌 운영권, 설악산 케이블카 운영권 소유 같은 권력형 비위와 정수장학회 강탈과정 그리고 인혁당 사법살인 과정 등에 대해 설명하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봐요."사실 이런 얘기를 처음 듣는 사람은 이 아이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유신독재를 잊고 살았고 박정희독재가 저지른 만행들에 대해 왜곡 전달된 사실을 진실인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정희가 끝내 국민에게 감추고 싶었던 '다카키 마사오'란 이름은 '아버지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는 딸의 권력욕 때문에 전 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이야기했고, 딸의 권력욕 때문에 알만한 사람들만 알고 있었던 숱한 만행들을 역사에 관심 없는 국민들까지 어렴풋이 진실을 엿보는 지경이 됐으니 이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