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한국시간으로 7일 나온 미국 유력 주간지 <타임>지 표지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등장했다. 새누리당은 보도자료에서 해당호의 표제를 "강력한 지도자의 딸"로 소개했다.
박 후보가 앉아서 응시하는 사진 위에 쓰여진 표지 제목은 "THE STRONGMAN'S DAUGHTER"다. 새누리당은 영어단어 스트롱맨(strongman)을 '강력한 지도자'로 번역한 셈이다.
대선에 임한 박 후보의 상황과 정치인으로서의 신념을 소개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극복해야 할 과제를 짚고 있는 <타임>지 기사에는 스트롱맨과 딕테이터(dictator:독재자)가 섞여 있다. 이 기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former dictator'(이전의 독재자)로, 박근혜 후보의 상황을 'dictator's dauter(독재자의 딸)'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타임지의 아시아 에디터인 조헤르 압둘카림의 말을 빌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중국의 덩샤오핑,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싱가포르의 리콴유와 같이 한 국가의 진로를 가난에서 벗어나 번영으로 바꿔놓은 '스트롱맨'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롱맨현대영영사전(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5th)은 스트롱맨을 '1. 원하는 걸 얻기 위해 폭력이나 위협을 쓰는 정치인 2. 서커스에서 연기하는 아주 강한 남자'로 정의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2번 의미의 차력사로 해석할 순 없으니, 1번의 의미가 맞다고 봐야 한다. 즉 '독재자'로 직역될 수 있는 것.
영문 위키피디아에서는 스트롱맨이라는 단어가 정치적인 의미에서 쓰일 경우에 '힘으로 지배하고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정치적인 지도자'로 정의하면서, 종종 딕테이터로 바꿔 쓸 수 있다고 해놨다. 위키피디아는 좀 더 엄밀하게 한 국가의 행정부 수반은 아니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이상의 권력을 휘둘러 나라를 통치한 경우에도 쓴다고 설명하면서 파나마의 노리에가 장군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비슷한 예로 외신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표현할 때 딕테이터(dictator)를 많이 쓰지만 스토롱맨이라고 쓰는 경우도 많다. 어색함을 무릅쓰고 스트롱맨을 '강력한 지도자'로 의역해 놓은 것은 '독재자'로 직역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박 후보의 이미지 실추를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독재자를 독재자라 부를 수 없는 상황인 것.
그러나 새누리당 국제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타임>지에서도 제목을 '독재자'라고 표현하려고 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기사에도 딕테이터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제목에 딕테이터 대신 스트롱맨을 쓴 것은 <타임>지 측에서도 딕테이터로 제목을 달면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이 (반대 세력에) 악용될 소지를 우려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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