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앞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도착하자,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이 박 후보에게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면담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다가 경찰들에게 저지되고 있다.
유성호
그러나 박근혜 후보 일변도의 분위기는 유세차에서 멀어질수록 옅어졌다. 마천시장에서 만난 박씨의 말처럼 젊은 사람들의 생각도 부모 세대와 달랐다.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만난 최선민(27·남)씨는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았지만 "난 새누리당이 싫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 본인이 말 뱉은 것에 대해서 책임지려고 하는 자세는 있는 것 같은데 (대통령이 되면) 주변의 새누리당 사람들에게 휘둘릴 것 같다"며 "본인 힘으로 혼자 국회의원으로 컸다기 보다 새누리당 영향도 컸고 무엇보다 아버지 역할이 크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길 원치 않은 한 직장인 여성(30)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대선후보 방송토론에서) 시작했고 안 전 후보도 이제 지원하기 시작했으니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겠나, 젊은 사람들에게 영향이 분명 영향이 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박 후보가 이날 찾지 않은 대학가의 분위기는 더욱 달랐다. 건국대 입구에서 만난 대학생 임아무개(25·남)씨는 "대선후보 방송토론에서 '다카기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의 창씨개명명) 얘기는 좀 충격이었다"며 "2008년 촛불집회 때 이명박 정부나 한나라당은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박근혜 역시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34일 만에 야권후보 단일화가 완성된 것에 대한 불안함은 녹아 있었다. 대선을 12일 남겨두고 시작된 안 전 후보의 지원사격이 어느 정도 효과를 미칠 것인가에 대한 우려다. 단일화 과정에서 두 후보가 드러낸 불협화음도 어느 정도 유권자의 마음에 반영돼 있었다.
26개월 된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상봉 이마트에 장을 보러 온 이혜숙(36·여)씨는 "뭔가 다른 정치인이랑 다른, 새로운 사람이라 생각해서 안철수 후보에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안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손을 잡아서 다행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제 젊은 사람들이 아무래도 달라지지 않겠나 싶다"며 "애기 아빠랑 같이 단일후보 찍어야지 했는데 그동안 안 전 후보와 문 후보가 사이가 안 좋은건가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이아무개(31·남)씨도 "뒤늦게나마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손잡아서 다행이다 싶다, 이대로라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문재인 후보가 더 잘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지금 상황을 보면 나이 있으신 분들은 다 투표장에 갈 분위기인데 젊은 사람들은 안 그렇다, 우리 학교에서도 대선 관심이 높은 것 같진 않다"며 "너무 안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수아(22·여)씨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보면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손을 잡아 열광하는 분위기인데 불안하다"며 "그동안 너무 갈등을 보여줬다, 주변의 친구 몇 명은 투표장에 안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희웅 KSOI 조사분석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부동층 비율이 약 12%인데 이중 절반 정도가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로 생긴 신부동층"이라며 "이중 절반인 3% 정도는 안 전 후보의 적극적 지지표명으로 (문 후보 측에)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되면 지금 (박 후보와 문 후보의) 격차가 5~6%p 정도인데, 일정 부분 경쟁 구도의 재형성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추가적인 이동을 위해서는 문 후보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지지층에 부응하는 조치를 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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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취임식 때 '문안' 인사 하러 오라" "마음 졸였는데 다행... 문, 안도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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