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KOREF 게스트 하우스말레이시아의 작은 마을 카항에 위치한 KOREF의 게스트 하우스
이경호
3개의 나라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근거는 전혀 없다. 나라마다 답사한 주제와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의 화려함만 기억나는 싱가포르는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실제 무엇을 했는지 기억조차 희미하다. 홍콩은 습지의 현명한 이용과 보전을 실행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 배울 것이 많아 보였다. 도시국가에서조차도 습지에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이것을 지키기고 시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홍콩습지공원과 마이포는 우리나라의 미래 습지보호정책에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듯 했다.
'선진국의 고도화된 도시개발! 자연과 함께하는 삶! 이것은 선택의 문제이고, 스스로가 선택 할 수 있어야 한다.' 견학을 마치고 정리된 생각이다. 이런 생각의 기초에는 역시 싱가포르 영향이 크다. 극도로 도시화된 싱가포르에서는 배울 게 없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서울의 삶이 최선일 수 없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높은 고층빌딩만 즐비하게 들어선 싱가포르는 그야말로 도시의 답답함 그 자체였다. 정원의 도시라며 소개한 가이드의 말처럼, 높은 고층빌딩 숲 사이로 많은 나무들을 심어 가꾸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곳에 새와 다른 동물과 곤충 등의 생명 없었다. 단순한 인공정원에 불과 한 것이다. 싱가폴는 열대우림지역을 유지 할 수 있는 기후로 다양한 생태계의 유지가 가능한 곳이다. 싱가포르는 철저하게 사람중심의 도시인 것이다.
500만 명의 거대한 도시에서 배출되는 하루 1만9000t의 쓰레기가 버려지는 Semaku Landfill 세마카우 쓰레기 매립장 싱가포르의 유일한 배출구 같은 곳이었다. 대전시가 150만 명에 하루 1200t의 쓰레기가 발생되는 것을 비교하면 인구를 감안하더라도 싱가포르는 과도한 쓰레기 발생이다.
국토 좁은 싱가포르는 과도하게 많은 쓰레기 때문에 350ha의 면적에 6300만m³의 쓰레기 매립지를 바다 위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매립을 위해 버려진 땅이 된 세마카우에서 만난 새는 비둘기 몇 마리와 왜가리 몇 마리가 전부이다. 대한민국의 섬에는 최소 150종 이상의 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와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한 생태계의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