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캠프 로지해발 4800m에 자리잡은 하이캠프 로지 모습
신한범
묵티나트 숙소 이름은 히말라야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자메이카의 레게 가수 이름을 딴 '밥 말리(Bob Malley)' 호텔이었습니다.
밥 말리(Bob Malley)는 카리브해 연안의 작은 섬나라 자메이카에서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의 사생아로 태어났습니다. 사생아아 자란 그는 부모는 자신을 버렸지만 자신은 세상을 위해 노래한 뮤지션입니다.
그가 추구한 음악을 '레게'라고 합니다. 레게는 아프리카 음악과 미국의 리듬 앤 블루스를 조화시켜 만들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몸에 암세포가 퍼져 죽음이 임박했을 때까지 노래로 사람들을 보듬고 위로하였습니다.
"음악으로써 혁명을 일으킬 수는 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을 깨우치고 미래에 대해 듣게 할 수는 있다.""왜 그렇게 쓸쓸하게 보이는 거니? 하나의 문이 닫히면 하나의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잊은 거야?"
'밥 말리 호텔'의 낡은 스피커에서 'No Woman, No Cry', 'One World' 등이 흘러 나왔습니다. 로지 주인이 'Bob Malley' 팬이라고 합니다. 이미 지하에 묻힌 레게 가수가 자신의 이름이 히말라야 자락 로지 이름으로 부활되었음을 알면 어떤 마음일지 궁금합니다.
'24 Hours Running Hot Shower' 로지 입구에 '24 Hours Running Hot Shower'란 문구가 있었습니다. 전기 온수기가 달린 샤워장은 사람을 황홀하게 하였습니다. 6일 동안 샤워나 면도를 하지 못했습니다. 양동이가 아닌 전기 온수기에서 흘러 나오는 뜨거운 물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6일 만에 핫샤워를 하고 야크스테이크와 창(네팔 전통주)을 주문하였습니다. 이제 고소에 대한 두려움도 추위도 없습니다. 산에서 만난 동료들과 그간의 무용담을 주고 받으며 창을 마시고 꿀 같은 낮잠을 자고 나니 몸과 마음이 모두 상쾌합니다.
저녁 숙소 2층 식당에는 트래커, 가이드, 포터가 모두 모였습니다. 식당에서는 잔치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고생을 한 가이드나 포터들에 대한 감사함의 표현입니다. 그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해발 5416m 쏘롱라는 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음식과 술을 함께 나누며 그간의 무용담과 몇 번씩 포기하고자 했던 마음들을 이야기하며 묵티나트의 밤은 깊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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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자발적 백수가 됨. 남은 인생은 길 위에서 살기로 결심하였지만 실행 여부는 지켜 보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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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동안 샤워도 면도도 못했더니, 이 순간이 황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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