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의 '십알단 조사결과 발표'는 위법 아니다

[오마이팩트] 이정현 단장 "위법" 주장... 선관위는 ‘피의사실 공표죄’ 적용 안돼

등록 2012.12.14 17:24수정 2012.12.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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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대선 후보와 참모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약과 주장을 쏟아냅니다. 이에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날마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모니터해 신뢰할 만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 누리꾼이 직접 참여하는 '함께 검증하는 뉴스'도 운영할 것입니다. 대선후보 사실검증 '오마이팩트'에 누리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이메일 politic@ohmynews.com, 트위터 @ohmy_fact)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취재 : 사실검증팀] 구영식 김도균 홍현진 박소희 기자 / 그래픽 고정미

 이정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자료사진).
이정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자료사진).권우성

이정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
"검찰이 공식적으로 (수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걸 얘기하는 것도 광의로 보자면 피의사실 공표다. (선관위가) 자기들이 조사한 내용을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뿌렸다고 하는 것도 위법이라고 생각한다." (14일 비공식 브리핑)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미등록 사무실을 차려놓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달기 등 불법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윤정훈 박근혜 캠프 SNS 미디어본부장을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이정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이 14일 오전 두 차례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선관위를 맹비난했다.

이 공보단장은 선관위 조사결과 발표를 "피의사실 공표"라고 규정한 뒤, "선관위가 수사기관인가, 기소권이 있는가, 검찰에서 조사안 한 걸 발표할 수 있나"라고 반발했다. 이 단장은 또한 "(선관위가) 자기들이 조사한 내용을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뿌렸다고 하는 것도 위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선관위가 피의사실을 공표할 권한이 있는 기관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뷰스앤뉴스> , <뉴스 1> )

선관위 "예방·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익명으로 보도자료 낸 것"

그러나 이정현 공보단장의 지적처럼 선관위는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피의사실 공표죄' 적용 대상이 아니다. 형법 126조 '피의사실 공표'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서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하는 범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단장의 주장은 전제가 잘못됐다.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하는 과정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지난 18대, 19대 총선관련 선관위의 고발·수사의뢰건 기소율은 18대는 68%, 19대는 56%(수사중인 사건 제외하면 75%)에 불과했다"면서 "불법·위법행위가 밝혀지지 않은 선관위 조사내용이 외부에 낱낱이 공개되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을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문화일보>에서는 "형법 126조를 개정해서 선관위도 피의사실 공표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14일 배포된 서울시 선관위 보도자료.
14일 배포된 서울시 선관위 보도자료.화면캡처

이정현 단장의 항의에 대해 중앙선관위 언론홍보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피의사실'을 알린 것은 맞지만 보도자료를 낼 때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고 특정 정당도 표시하지 않았다"면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선관위는 고발할 경우 중요한 사안에 따라 예방 차원,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보도자료를 낸다"면서 "다만 명확하게 밝혀지지 전에는 사실관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익명으로 보도자료를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사무처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러한 경우는 피의사실 공표로 보기 어렵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에 부합하기 위해 권한이 있는 자가 적법한 방법으로 했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또한 "대선을 앞두고 의혹만 제기되면 국민들이 겪게 될 혼란을 생각해서라도 (선관위가) 브리핑이라는 적법한 방법으로 했다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각 후보의 '피노키오 지수'를 보시려면 위 이미지를 클릭해주세요.

#십알단 #이정현 #박근혜 #피의사실 공표 #사실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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