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깜짝 포옹' 시청하는 새누리당 기자실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집중유세에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노란목도리를 하고 깜짝 등장한 가운데, 여의도 새누리당 기자실에서 기자들이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날 종편 방송을 비롯해 일부 언론들은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트위터를 통해 네거티브 혼탁 선거를 비판한 것을 '문재인 후보 지원 유세 철회'로 해석하는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권우성
'안철수식 반전'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일 캠프 해단식에서 나온 안 전 후보의 메시지는 정치권에 파장을 불러왔다. 문 후보에 대한 '형식적' 지지와 함께 박근혜·문재인 후보 양 진영을 '구태세력'으로 규정,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안 전 후보 쪽은 "선거법 때문"이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돕기 위한 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3일 만에 뒤집혔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전격적으로 만난 것이다. 더구나 안 전 후보는 "조건 없이 적극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겠다"면서 이번 만남이 "대선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안철수 지지 효과'는 밑바닥에서부터 서서히 끓어올랐다. 단일화 이후 보인 안 전 후보의 모호한 행보로 문 후보의 지지율은 박 후보에게 7~8%포인트 이상 뒤졌다. 그러나 안 전 후보가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문 후보와 박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2~3%포인트 차이로 좁혀지는 초접전 양상으로 변했다.
급기야 지나 15일 광화문 광장에 모인 5만여 명(주최 측 추산 10만여 명)의 시민들은 안 전 후보의 등장에 일제히 "이제 이겼다"고 환호성을 질렀다. 안 전 후보는 이 기세를 몰아 일요일인 16일 서울 목동, 인천, 경기 일산 등지를 돌며 문 후보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13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박 후보에게 다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난 지역만 골라서 선택 공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날 문 후보나 박 후보는 TV토론 준비에 발목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의 '안철수식 게릴라 유세'가 더욱 빛을 발했다.
안 전 후보는 17일에도 여당 강세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성남·분당 등으로 향했다. 경기의 경우 안 전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20·40세대의 유권자수가 603만 명으로 50·60세대(333만 명)의 2배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안철수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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