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들이 궤도를 수정하여 금굴산 위로 날아가고 있다.
최오균
나는 카메라의 앵글을 교각 쪽으로 향하여 포커스를 맞춰놓고 기러기들이 날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끼룩끼룩'하며 날아오는 기러기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웬일까요? 기러기들은 오늘 따라 교각 쪽으로 날아오지 않고 모두 금굴산 위로 비행을 하지 않겠습니까?
금굴산은 교각에서 북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기러기들은 계속해서 금굴산 위로 편대를 지어 해가 지는 서쪽으로 날아갔습니다. 딱 한 차례 기러기들이 교각 탑 쪽으로 날아오긴 했는데, 그 편대는 교각 탑에서 역시 100여 미터 빗겨난 반대쪽으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마 기러기들이 장애물인 교각 탑을 피해서 비행궤도를 수정을 한 모양입니다. 이렇게 비행궤도 궤도를 수정하여 날아갈 줄 아는 기러기들의 지혜가 참으로 놀랍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