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한일극장 앞 도로를 횡단하며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했다.
조정훈
"1825라는 숫자는 대구시가 횡단보도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은 날들의 숫자입니다. 대구시는 지난 10월에도 올해 안에 준공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설계도 안됐습니다. 이제 우리가 직접 만들어 보행권을 확보하도록 합시다."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 도로가 시민들에 의해 횡단보도로 변했다. 시민들은 한 손을 들고 도로를 건너며 손을 흔들었다. 8차선 도로가 순식간에 횡단보도로 변한 것이다.
대구참여연대, 대구DPI, 시민단체연대회의 등 시민단체들은 24일 오후 한일극장 앞에서 횡단보도 설치 퍼포먼스를 한 뒤 시민들과 함께 8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며 대구시의 반복되는 약속위반을 성토했다.
이날 횡단보도 설치 퍼포먼스는 착공식, 축사, 횡단보도설치, 준공식, 축사의 순으로 이어졌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대구시가 수차례 약속했지만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며 시민들이 나서 직접 횡단보도를 설치해 보행권을 확보하자고 주장했다.
육성완 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올해 초에도 대구시는 상반기 안에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며 "지난 5년 동안 기다리다 지쳐 횡단보도 설치 퍼포먼스라도 하겠다고 집회신고를 했더니 부랴부랴 나서 설치하겠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서준호 대구DPI 서준호 국장은 "오늘 한일극장 앞 도로가 횡단보도가 처음 생기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물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만드는데 30억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는 기네스북에 기록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오병현 국장도 "횡단보도가 설치됐더라면 오늘 축제를 벌이려 했는데 대구시가 늑장대응을 해 우리가 직접 설치하러 왔다"며 '인간의 가장 기본권은 보행권이고 우리는 대구시에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