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정세균 상임고문과 박지원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남소연
그런데 2012년 지금 언론에서는 날 '비노'의 핵심으로 분류한다고 하니 아이러니하다.
지난 여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김두관을 지지했고, 문재인 당선 후에는 대선 승리를 위해 당 쇄신을 외쳤고, 대선 후에는 패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성찰을 주장한다고 해서 비노로 분류하는 것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거듭 밝히지만 난 친노다. 단지 '친노 패권주의'에 단호히 저항할 따름이다. 언론에도 친노와 친노 패권주의를 구분해 달라고 요청을 드리고 싶다. 난 노무현의 정신을 따르는 친노지만, 세력을 만들어 타 정파를 배제하고 기득권을 고수하는 친노 패권주의는 단호히 배격한다.
4·11 총선를 지고도 책임지지 않는 친노 패권주의를 배격하며, 대선을 지고서도 책임질 생각을 하지 않는 친노 패권주의를 반대할 따름이다. 이것은 노무현의 정신이 아니다. 노무현의 이름에 짐을 지우는 일이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날 비노로 구분하고 특히 쇄신운동을 하는 의원들을 비노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이런 보도를 접하는 국민들이 '쇄신파=비노'로 인식하고 있으니 유감이다. 이제는 이런 엉터리 구분법이 바뀌어야 한다. 친노와 비노의 구분이 아니라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를 지향하는 '새정치'와 기득권을 유지하고 국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삼는 '구정치'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번 대선 패배는 민주당의 반성과 새로운 출발을 요구한다.
대선패배에도 불구하고 쇄신하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민주당의 주류 기득권력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새정치는 난망하고, 안철수는 민주당을 외면하고 안철수 신당의 길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은 구정치 세력이 되어 몰락을 자초하게 될 것이 뻔하다.
당내 기득권 세력이 대선 패배를 책임지고 당 주도권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 만약 친노 패권주의 인사들이 주도권을 놓지 않을 경우 민주당의 핵심기반인 호남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릴 것이고, 이어 당이 분란에 쌓이면 안철수의 신당의 길을 더욱 넓게 만들어 질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새정치 운동이 필요하고, 이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필수인 까닭이다.
민주당 새정치의 길로 나가야 우선적으로 대선패배를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머지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극단적인 계파갈등은 만악의 근원이고, 또 한 식구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서로를 불신하고 증오하는 민주당 정치를 끝장 내지 않으면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안철수 전 후보도 지적했듯이, 지난 총선과 대선 패배의 원인도 상당 부분 여기에 있다.
이제 대선중심에 섰던 분들이 먼저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 악순환의 고리를 먼저 끊어 달라는 것이다. 당내 비노 내지 반노로 분류되고 있는 그룹도 그분들을 너무 몰아붙여서는 안 되고, 이번에 주도권을 놓더라도 정치적 사망으로 연결되어서도 안 되고, 또 그렇게 인식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민주당은 새정치의 길로 나가야 한다. 2004년부터 10여 년간 지속된 친노와 비노라는 적대적, 갈등적,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새정치와 구정치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기를 제안한다. 변화와 쇄신을 원하지 않는 분들은 구정치라는 관을 붙들고 쇠멸의 길을 택하면 될 것이고, 변화와 쇄신을 원하는 분들은 민주당에 새정치의 길을 만들어 안철수 세력과 48%의 지지자들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이다.
이것이 친노와 비노가 아니라 '구정치 vs. 새정치'의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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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안민석입니다. 제 꿈은 국민에게는 즐거움이 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삶의 모델이 되는 정치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마이에 글쓰기도 정치를 개혁하고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 중에 하나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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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와 비노의 대결? 이대로면 민주당 가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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