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장 풍경. 한 아주머니가 배추값을 묻고 있다.
이돈삼
아직 동이 트기 전이지만 장터는 소란스럽다. 여기저기 지펴놓은 모닥불의 매캐한 연기도 자욱하다. 장꾼들은 어둠 속에서 짐을 풀어헤치며 장사 채비를 서두른다. 추운 날씨 탓일까. 벌써부터 소주잔을 기울이는 이들도 보인다.
천관산 자락, 장흥 관산읍사무소 주변에 서는 관산장 풍경이다. 지난 2010년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새단장을 하고 '천관산관광시장'으로도 불리고 있다. 정남진 토요시장에서 값싸고 질 좋은 장흥한우를 맛볼 수 있다면, 이 장터는 싱싱한 해산물을 자랑한다.
관산장은 매 3일과 8일에 열린다. 관산장은 바다를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상 싱싱한 해산물이 많이 나온다. 오늘(12월 23일)도 변함없이 시장 입구에 펼쳐진 어물전에서 장이 시작된다. 물꼬를 튼 것은 감태다. 어두워서 매생이로 착각했었다. 바다내음을 물씬 머금은 감태가 손님을 맞는다.
"매생이는 아직 일러. 여기 있는 것들은 다 감태여. 갯창에서 뜯어온 건디 싸게 줄께. 참지름에 묻혀 먹어봐.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