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주·정옥님씨가 키우는 젖소. 주인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다.
이돈삼
"어렸을 때였어요. 집에서 소를 키웠는데요. 소를 팔 때마다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우리 식구들한테 목돈이 쥐어지는데. 소는 죽으러 가는 거잖아요. 소의 목숨과 돈을 맞바꾼 거죠. 그래서 저는 젖소를 선택했어요. 적어도 젖소는 제 역할을 하는 날까지 팔지 않잖아요. 죽으러 갈 일도 없고요."
전남 곡성군 겸면에서 젖소를 기르고 있는 최용주(46)씨의 말이다. 그 마음이 참 예쁘다. 선하다. 최씨의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부인 정옥님(42)씨에 따르면 그는 천성적으로 소를 좋아한다. 나아가 동물 자체를 좋아한다.
최씨는 소에 먹이를 주고 젖을 짜는 시간은 물론 틈나는 대로 축사에서 살다시피 한다. 거기서 소와 말없는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살핀다. 불편한 데는 없는지, 또 필요한 건 없는지. 오죽하면 부인 정씨가 소한테 질투심을 느낄 정도라고.
그의 '젖소사랑'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인정한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도 정성껏 보살핀다. 어릴 적 한우사랑이 젖소사랑으로, 나아가 동물사랑으로 발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