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도 공중도덕이 필요합니다.
임현철
"자기 것이라면 그렇게 할까?"
일전에 목욕탕에 같이 갔던 지인이 나오면서 툴툴거렸습니다. 왜 그러나 싶었습니다. 기다렸더니 알아서 이실직고 하더군요.
"로션은 얼굴에만 바르는 거 아냐? 그걸 가슴, 팔, 다리까지 온몸에 바르는 거야. 그래서 공중도덕 교육이 필요하다니까."비판의 원인은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는 없다는 겁니다. 자기만 안다는 것입니다. 그렇긴 합니다. 저는 목욕 후 얼굴과 가슴 부분까지 바르는 사람은 봤습니다. 하지만 팔과 다리까지 바르는 사람은 보질 못했습니다. 그래, 시큰둥했습니다.
지인은 택시를 타고 약속 장소로 향하면서 차 안에서도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그러자 기사님도 "그런 몰상식한 사람들이 있다"며 원인은 "공중질서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은 다중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옆 사람을 배려하는 교육이 철저하다 합니다. 공공시설은 자기만 이용하는 게 아니니 조심히 행동해야 한다는 거죠. 우리도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겠습니다.
눈살 찌푸리게 하는 진상 손님 네 가지 유형지난 일요일 목욕탕에 갔다가 진상 손님을 보았습니다. 첫째, 때를 밀 때 보통 앉는 의자를 닦고 앉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때를 밉니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진상인 건,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은 깨끗이 씻고 사용합니다. 그런데 자기가 다 사용한 후에는 나 몰라라 합니다. 주위에 때가 덕지덕지 있어도 말입니다. 뒤 사람을 위해 깨끗하게 뒷정리를 하면 좋겠습니다.
둘째, 물장구입니다. 간혹 아이들이 물안경과 물놀이 장난감까지 챙겨옵니다. 자식 키워 본 경험상 애교로 봐 줍니다. 왜냐면 아이가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문제는 주위 사람들이 짜증 날 정도로 놀아도 부모가 아이를 가만 놔둔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를 지적하면 더 화를 냅니다. 아주 꼴불견입니다.
셋째, 수건 많이 사용하는 건 그렇다고 칩시다. 수건으로 몸을 닦고 거울 앞에서 드라이기를 잡을 경우입니다. 머리만 말리는 줄 알았더니 온 몸을 거쳐, 겨드랑이와 중요 부위까지 죄다 드라이기로 말리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도 그럴 수 있겠다 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넷째,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로션을 온 몸에 바르더군요. 로션을 듬뿍 묻혀 팔과 다리 및 발까지 뽀득뽀득 문질렀습니다. 그러고 끝인 줄 알았더니, 심지어 중요 부위까지 바르고 있습니다. 이러니 지인이 지적했던, "자기 집 로션이었다면 과연 그렇게 발랐을까?" 싶었습니다.
목욕탕에서 아름다운 본보기 손님 두 가지 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