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5년, 이 책 한권에 담겨있다

[서평] 시사만화 <장도리> 엮은 <나는 99%다>

등록 2013.01.28 15:55수정 2013.01.2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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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만화 <나는 99%다>의 표지.
시사만화 <나는 99%다>의 표지.비아북

2013년, 지난 5년간 수많은 사건들을 낳았던 이명박 정부도 어느새 끝나간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지난해 12월 치러진 18대 대통령 선거로 선출된 당선인이 인수위를 꾸려 새정부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5년을 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초반기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련해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큰 사건들이 임기 중에 불거지기도 했다.


다양한 사건들이 해마다 쏟아졌기에 일일이 다 기억하기도 힘들었던 이명박 정부. 그동안 일어난 지난 날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 여기 있다. 바로 박순찬의 <나는 99%다>.

이명박 정부 5년에 대한 보고서 <나는 99%다>

<경향신문>에 매일 연재되는 4컷 만화 <장도리>를 모아 엮은 이 책은, 연재된 분량 중 2010년 1월부터 2012년 6월까지의 400편을 엮은 것이다. 시사만화 <장도리>는 지난 5년간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일어났던 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풍자와 유머를 통해 풀어냈다.

'민간인 불법사찰' '언론탄압' '대기업의 횡포' '노동자들의 수난' '4대강사업' '용산참사' 등 각 만화의 주요 소재는 허구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이다.

각 사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소외계층과 약한 사람들이 더욱 핍박받고, 대기업과 부유층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은 자신들의 부와 입지를 늘린 결과를 낳았다는 점. 책의 제목 <나는 99%다>는, 상위 1%의 무자비한 권력에 짓눌려 살아가는 대한민국 대다수의 서민들을 뜻한다.


또한, <장도리>는 임기 중 불거진 이명박 정부의 측근 비리도 풍자의 대상으로 삼았다. 대기업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재벌공화국이 된 현실도 꼬집는다. 책의 표지에는, 이집트 왕국의 벽화에 빗대 이런 사회 현실을 한 장면에 모두 담겨있다. 삽을 든 대통령, 왕좌에 앉은 재벌 총수, 그들을 위해 일하는 언론과 검찰, 이에 힘없이 쓰러지는 시민들.

현실은 슬프지만 만화는 웃음이 가득하다. <장도리>는 그렇게 '웃픈' 대한민국을 보여주고 있다.


속 시원하시다고요? 비결은 '촌철살인'

시사만화 <장도리>는 <경향신문> 지면뿐만 아니라 <경향신문> SNS 계정을 통해서도 공개된다. SNS에서는 날마다 수많은 댓글과 추천·스크랩 수가 기록된다. 누리꾼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댓글을 통해 드러난 누리꾼들의 열광적 반응은 '속 시원하다'거나 '기발하다'는 내용이 대부분. 부패한 권력의 부조리와 참담한 현실을 통쾌하게 조롱하고, 그 방법에 있어서는 최근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말춤·광고 문구·노랫말 등을 패러디하기 때문이다.

만화의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제목 '장도리'에는 사람들의 가슴에 박힌 답답함을 마치 '장도리가 못을 뽑아내듯 해소시키는' 촌철살인의 묘미 역시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각각의 사건이 생소할지도 모를 독자들을 위해 각 만화의 밑에 내용에 대한 해설도 친절하게 적혀 있다.

재벌 천국-서민 지옥, 재벌의 횡포에 서민들이 피해를 입는 대한민국의 비뚤어진 현실과 역사를 풍자하고 기록한 <나는 99%다>.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통쾌해하는 것은, 반대로 '더 이상 이런 만화를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지 않고 싶다'는 소망의 다른 표현 아닐까. 씁쓸한 현실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속 <장도리>를 애독하게 될 것 같다. 가슴 안에 못처럼 박혀있는 답답함을 덜어내기 위해서.
덧붙이는 글 <나는 99%다> (박순찬 | 비아북 | 2012.08. | 1만3000원)

나는 99%다 (장도리의 대한민국 생태 보고서) - 장도리의 대한민국 생태 보고서

박순찬 지음,
비아북, 2012


#장도리 #나는 9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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