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비난하는 말, 자기를 과시하는 말, 아무 의미없는 텅 빈 말, 무책임한 말들이 횡행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말의 진정한 의미와 관계의 진정성을 묻는 <말하는 소나무> 부분
나한기획
- 태극문양이 기본인 <길 이야기>, 묵직하고 은은한 수묵의 <말하는 소나무> 등 여타 동화책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그림들이 독특한 것 같다. <바다를 건너간 낙타>는 유쾌하다."그림동화에서 그림도 중요한 언어다. 때문에 글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기존 동화책에서 단순히 동화 내용을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려내는 일러스트들이 마음에 안 드는 것들도 꽤 있었다. 그래서 아무런 생각이나 느낌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단순히 동화내용을 그대로 그려내는 그런 동화 삽화들보다,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글과 그림이 잘 결합된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다.
심리치료동화이기 때문에 글만이 아닌 그림을 통한 심리치료효과도 신경을 많이 썼다. 때문에 작가들을 섭외할 때 예술세계와 그림풍을 먼저 살펴보거나 우리의 정신적 지주이자 바탕인 동양사상과 얼마나 잇닿아있나? 등도 보고, 또 동화내용과 결합해 보는 등 신경을 좀 많이 썼다.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 모두 전문동화그림작가들이 아닌 순수예술을 하는 분들이 그렸다. <바다를 건너간 낙타>는 초등학생이 또 다른 그림 작가와 함께 그렸다. 우리 시리즈에 그림을 그린 분들 중 특히 동양화가들이 많은데, 이 심리치료시리즈가 동양사상과 동양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교장선생님이 전교생에게 읽어줬다는 말, 기분 좋더라"- 심리치료를 목적으로 한 그림동화 형식, 주변의 반응도 궁금하다. "현재 우리의 '심리치료동화시리즈'가 주로 많이 들어가는 곳은 학교도서관을 비롯한 여러 도서관인데, 첫 번째 책을 1차로 주문한 곳에서 다음 시리즈들에 계속 관심을 보이고 주문해주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실망하지 않았으니 계속 주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 들은 건데, 모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전체조회시간에 전교생들에게 우리 동화를 읽어주신다고 한다.
책을 만든 입장에서 그 무엇보다 가슴 설레고 기분 좋은 일이다. 사실 시작단계나 다름없어서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들도 많겠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속해서 정성을 다한다면 이 책들이 그래도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라는 기억은 남기게 될 것 같다."
- 지난해까지 6권, 새해 들어 4권, 현재 10권이 출간되었다. 앞으로의 계획은?"올해 6월쯤 2권을 출간, 12권으로 1차 기획을 끝낸다. 이후 2차와 3차 기획에서 각각 12권씩을 출간해 36권으로 매듭지을 예정이다. 36권 모두 기본적으로 앞에서 말한 기획의도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가는 내용들일 테지만, 1차 기획과 제작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2차에서 보완하고, 현 그림동화 시장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돋보이는 책들을 낼 계획이다. 물론 지금보다 훨씬 많이 고민하고 훨씬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보람이 남다르지 않겠는가."
- 그림동화를 쓰는 저자이자 기획자로서 하고 싶은 말은?"현재 어린이 도서 출판시장은 너무 한 쪽으로만 치우쳐 있는 것 같다. 외국에서 유명한 상을 탄 동화의 번역본이나 몇 안 되는 베스트셀러 작가들 위주로만 발달하여있다보니 보다 더 다양한 소재나 주제의 동화나 새로운 기획물들이 나오기 어려운 것 같다. 이런 출판시장의 현실을 잘 모르는 문학치료사였기에 어쩌면 용감(?)하게 이런 책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돈의 논리나 흐름에 의한 것이 아닌,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좋은 책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공정하게 유통되었으면 좋겠다."
바다를 건너간 낙타
고희선 글, 양우인.이지은 그림,
나한기획, 2013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공유하기
"우리 동화 전교생에게 읽어줬다는 말, 기분좋더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