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
남소연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사진)이 31일 오후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에게 편지와 함께 <전태일 평전>을 발송했다. 전 의원은 편지에서 "전태일 평전 1권을 동봉한다"면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전 의원이 정 부회장에게 편지와 책을 보낸 까닭은 이마트 부천점에서 협력사 직원들의 소지품을 보관하는 박스에서 <전태일 평전>이 발견되자 불온서적으로 규정, 조사를 벌이고 한 직원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은 사실을 전한 <오마이뉴스> 보도 때문이다(
관련기사 보기). 정 부회장 등 신세계 그룹과 이마트 임직원 19명은 이 사안을 비롯해 직원 사찰과 노조 탄압 혐의 등으로 고용노동부와 검찰에 고소·고발된 상태다.
전 의원은 "지난 16일 신세계 그룹 이마트가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하고 근로자 개인의 사생활까지 사찰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선뜻 믿기가 어려웠다"면서 "제 기억으로는 아주 오래 전에 우리 사회에서 사라졌던 일이고, 사찰을 담당했던 직원이 전태일 평전을 불온서적으로 분류했다는 소식을 보면서 결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부쩍 언론에 등장하는 <전태일 평전>이라는 책의 제목에 마음이 아프다"며 "<전태일 평전>을 읽었다는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가 평전을 읽으며 받은 위로와 해고의 당혹스러움 사이의 혼란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정용진 부회장님이 <전태일 평전>을 읽어보셨을지 문득 궁금해졌다"면서 "이미 읽어보셨다 하더라도, 그 속에 있는 과거와 지금 현실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염두에 두고 다시 한번 읽어주시기를 부탁한다, 저도 같은 시선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시 읽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태일재단(이사장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마트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재단은 "<전태일 평전>은 문학적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평전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기록한 대표적인 책으로 해외에 소개되기도 했다"며 "이와 같은 <전태일 평전>에 대해 불온서적 운운하는 이마트 사측의 태도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재단은 "헌법상으로도 보호하고 있는 출판, 사상의 자유마저 무시하며 법 위에 군림하려 하는 그들의 태도에서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이마트를 비롯한 삼성의 '무노조경영'이란 원칙을 경영철학 쯤으로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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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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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동생, 정용진에게 <전태일 평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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