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출연기관장 첫 인사청문회... "제도보완 필요"

경남도의회, 김정권·강모택 내정자 의견청취... "밀실 검증" 지적

등록 2013.02.07 18:15수정 2013.02.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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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의회 전경.
경상남도의회 전경.윤성효

전국 처음으로 도입된 '경상남도 출자·출연기관장 의견청취(인사청문회)'가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밀실 인사검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경남도의원들은 "재미있다"는 반응 속에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경남도의회(의장 김오영)는 7일 상임위원회별로 출자출연기관장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부터 4시간 동안 기획행정위는 김정권 경남발전연구원장 내정자, 경제환경위는 강모택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대표이사 내정자에 대해 각각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김정권 내정자는 홍준표 지사가 한나라당 대표로 재임할 당시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강모택 내정자는 경남도의원 출신이다.

인사청문회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오영 의장이 '협약서'를 체결하면서 이루어졌다. 지방공기업법 때문에 여러 가지 제약 요인이 있었지만, 이번 인사청문회는 '간담회' 형식으로 비안건·비공개·비공식에다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는 조건으로 진행되었다.

인사청문회 시작 전 언론 공개 여부로 한때 진통을 겪기도 했다. 기자들이 먼저 기획행정위 회의장이 들어가 있었는데, 이 모습을 본 김오영 의장이 "이것은 협약 위반"이라고 했다. 이에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고, 진통을 겪다가 두 내정자가 의장실에서 인사를 나누는 장면만 언론에 공개했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집행부가 3일 전 출자·출연기관장 내정자와 관련한 재산·병력·세금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한 뒤에 이루어졌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의원들이 내정자 개인문제뿐만 아니라 업무능력 등에 대한 다양한 질의와 응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록조차 못 남기는 인사검증이 무슨 의미... '회의적'"

경남도의회 원내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진보신당연대회의·무소속) 석영철 공동대표는 "인사청문회를 해보니 재미있다. 해볼 만하다"며 "협약에 따라 비공개 등으로 진행되었는데, 조금만 제도 보완을 하면 정착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공개에 제한을 둘 것인지 여부도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오영 의장은 "상임위에서 마치고 난 뒤에 '결과 보고서'가 들어오면 그것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보고서를 본 뒤 여러 가지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전국 최초로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검증 간담회가 논란 끝에 오늘 열렸다"며 "하지만 비공개, 비안건, 비공식으로 진행돼 '청문회'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 '밀실' 인사검증의 실효성 또한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내실 있는 인사검증을 통해 적합한 인물을 기관장으로 임명하는 데 의회의 역할을 높여내는 첫 출발인 만큼 기대와 실망이 교차한다"며 "회의록조차 남기지 못하는 인사검증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회의적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통합진보당 도당은 "'인사 청문회'라는 이름만 거창할 뿐 '생색내기용'으로 그칠 우려가 크다는 것"이라며 "경남도의회는 오늘 인사검증을 끝내고, 그 결과를 도민들에게도 마땅히 보고해야 할 것이며, 이후 인사검증은 밀실방식이 아닌 공개적으로 진행되어 청문회의 선명성을 살리고 도민의 알권리도 지켜내도록 제도보완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남도의회는 7일 이내에 의견청취 결과 보고서를 지사한테 전달해야 하고, 홍준표 지사는 이를 참고해 내정자를 임명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회 #경상남도의회 #홍준표 #김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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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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