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부산본부는 16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183억 손배소송 철회, 강제휴업 중단, 노조탄압 분쇄,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정신계승 결의대회"를 열고 3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앞까지 거리행진했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공장 안에서 시신을 지키고 있는 조합원들을 향해 공장 앞 주차장 건물 위에 올라가 피켓을 들어 보이는 모습.
윤성효
고 최강서 조직차장은 이날까지 58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시신은 부산 영도구민장례식장에 있다가 지난 1월 30일 의도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진중공업 공장 안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이며, 차해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등 30여 명이 시신을 지키고 있다.
시신은 관에 넣어 놓았는데, 매일 관 두껑을 열어 드라이아이스로 채우고 있다. 고 최강서 조직차장의 자결 이후 한진중공업 사측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사이 교섭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회사는 조문은커녕 교섭조차 하지 않아"이날 집회 사회를 본 장현술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은 "우리는 옛날부터 원수라도 초상이 나면 조문하는 게 예의다, 그런데 아직까지 한진중공업 사측은 조문은 커녕 교섭조차 하지 않고 있다, 여러 핑계를 대며 두 달이 다 되었다"며 "매일 관을 열어 드라이아이스를 채우고 있는데 유족의 심정이 어떠하겠느냐"고 말했다.
차해도 지회장은 이날 한진중공업 공장 안에 있으면서 휴대전화로 경과보고를 했다. 차 지회장은 "매일 불안한 날의 연속이다, 공장 바깥에는 경찰, 안에는 용역들이 우리의 투쟁을 와해시키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며 "사수 대오는 24시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측은 아직까지 요지부동이다, 유족들도 많이 힘들어 한다, 꼭 승리하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재하 본부장은 "두 달이나 되었는데 사측은 협상도 하지 못하고 시신을 방치하고 있다, 사태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의 두 당사자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당선인이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불통과 모르쇠 정권의 오명이 될 것"이라며 "오는 25일 축하와 박수 속에서 출발해야 할 취임식이 절규와 저주 속에 이루어져야 되겠느냐,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고, 돌아갈 수도 없다. 명심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