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두껍게 꽁꽁 얼어붙은 임진강
최오균
그런데다가 북한이 국제사회의 충고를 저버리고 핵실험을 강행한 한반도는 마음까지 얼어붙게 하는 냉기가 흐르고 있다. 지구상에 단 하나, 냉전의 철조망이 155마일 휴전선을 가로막고 있는 한반도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겨울이 더욱 길어진 느낌이 든다.
휴전선이 지척에 있는 이곳 연천은 어제 아침에도 눈이 내렸다. 산천에는 눈이 아직 녹지 않은 채 그대로 하얗게 덮여있다. 또 다시 핵실험을 강행하겠다는 북한의 엄포는 한반도에 찾아오는 봄을 더욱 더디게 하려나 보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사계(四季)가 뚜렷한 나라도 매우 드물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계절의 미각을 뚜렷이 맛볼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그리 흔치 않다. 그러니 아름답게 변화하는 금수강산에 둘러싸인 땅에 태어난 것 하나만으로도 우린 큰 축복을 받고 있는 샘이다.
생각해 보라! 반년 동안은 쉴 새 없이 비가 내리고, 나머지 반년 동안은 목 타는 건기가 지속되는 열대 지방이나, 365일 내내 물 한 방울 구경하기 힘든 건조한 사막 지대, 혹은 1년의 절반은 밤이요, 나머지 절반은 낮만 지속되는 극지방에서 평생을 살아간다면 삶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