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윤성효
<경남도사> 편찬위원장인 윤한홍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지난해 4월에 임명돼 1년 가까이 활동 중인 특정 위원을 교체하기로 해 비난을 받고 있다. 윤 부지사는 지난 15일 담당 국·과장한테 장상환 경상대 교수(경제학)의 교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상환 교수는 <경남도사> 경제·사회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남도는 김두관 전 지사 때인 2011년 10월 <경남도사>를 편찬하기로 하고, 2012년 4월 역사학계 전문가와 언론인, 교수 등 20명으로 '경남도사 편찬위원회'를 구성했다.
편찬위는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당연직 위원장을 맡고,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윤 부지사는 홍준표 경남지사 취임 뒤 부임했다. 편찬위는 최근까지 네 차례 편찬위원회의와 여섯 차례 실무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편찬위원 가운데 지금까지 4명이 교체됐는데, 모두 질병이나 집안 사정 등의 이유였다. 경남도가 이미 구성돼 활동하고 있는 편찬위원을 교체하라고 한 것은 장 교수가 처음이다.
장 교수가 분과위원장으로 있는 경제·사회 분과는 19명의 집필진을 모두 구성하고, 목차와 집필범위, 원고분량까지 모두 결정됐다. 공정률은 절반을 넘긴 상태라 할 수 있다. 장 교수는 회의 때마다 대부분 참석했다. 장 교수의 편찬위원 교체는 새누리당 심규환 경남도의원(진주4, 기획행정위)이 제기했는데, 윤한홍 부지사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경남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부지사는 "25년 만에 도비를 들여서 도사 편찬사업을 수행하는데, 그 내용에 대한 성향까지 걱정하면서 일을 할 필요는 없다"며 "심규환 의원이 문제 제기한 내용이다. 문화예술국장이 심 의원과 직접 상의해 마무리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심규환 의원은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남도사 편찬은 기본적으로 반대다. 경남도에 예산이 없다고 하는데 말이다"라며 "편찬위원 교체는 김두관 전 지사 때부터 제기했다. 예산심의할 때도 지적했고, 사석에서도 교체를 요구했다. 그렇다고 해서 우파 학자가 맡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경남도사는 이념 투쟁의 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상환 교수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장 교수는 "경남도로부터 아직 편찬위원 교체에 대한 연락이 없었고, 그동안 회의에 여러 차례 참석하고 했지만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언론사 기자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는데, 의외라서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어이없다. 상식 이하의 조치다. 편찬위원 교체를 철회하는 게 맞다. 심 의원이 충분한 근거를 갖고 (제기)한 것도 아니고 부정확한 판단으로 한 것이다. 부지사도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고 수용해 경솔했다"며 "도사 편찬을 위해 계속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규환 "이념 투쟁의 장 아니다"... 장상환 "어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