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겨울, 1인 시위하는 원병희 씨.
문주현
이에 따라 원씨는 3개월 정직을 마치고 지난 1월에 복직했다가 지난 28일, 포항지사로 발령 받았다. 원씨는 지난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KT 부실인력퇴출프로그램 CP'의 대상자이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명 '퇴출 프로그램'으로 민주노조 운동 등을 하는 이들을 집중 관리하는 인사시스템이다.
'KT 노동인권보장을 위한 전북지역 대책위원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KT가 부당경영과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원거리로 발령을 하는 부당전보로 탄압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노동자들이 정상적인 회사 생활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 이를 버티지 못하고 퇴직하도록 종용하는 것"이라고 원씨에 대한 무연고 전보를 평가했다.
이번에 원거리 전보를 받은 원씨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위한 보복조치"라면서 "너무나 지나친 인사상 재량권을 이탈한 남용"이라고 말했다. 원씨는 조만간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할 방침이다.
원씨와 같은 무연고 전보 사례는 KT에서 몇 차례 있어 왔다. 원씨와 같은 민주동지회 활동을 하던 조태욱씨도 지난 2009년 인천 지역에서 근무하다 경남 사천시 삼천포로 발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원거리 발령으로 숙소 제공을 KT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회사 앞에서 텐트를 설치하고 노숙생활을 하며 근무를 했다.
최근에는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이 안양지사에서 연고가 없는 경기도 가평지사로 전보를 받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KT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를 한 소비자들에게 바가지요금을 청구한 사실을 폭로하여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공익적 내부제보자'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한편, 이번 전보와 관련하여 KT의 입장을 듣고자 몇 차례 관계자들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회의 중'이라는 의견만 전달받아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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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와 정직에 이은 무연고 전보, 황당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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