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기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
윤성효
강병기(52)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의 각오다. 지난해 9월부터 통합진보당 중앙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왔던 강 위원장은 지난 4일 경남도당 위원장에 취임했다.
단독 출마했던 강 위원장은 2월 18∼22일 '경남당원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에서 93.47%의 득표를 했다. 강 위원장은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재직하고 있을 때인 2010년 7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그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집이 진주인 그는 매일 창원으로 오고가면서 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미영 진주시의원이 강 위원장의 부인이다.
강 위원장은 "어찌되었건 박근혜 정권이 등장했는데, 최근 벌어진 상황을 보니, 이명박 정권에 이어 민중과 서민들의 고통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민중·서민과 함께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병기 위원장과 5일 저녁에 나눈 일문일답.
"통합진보당,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을 맡은 소감?"원래 생각했던 게 아니다. 중앙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마치면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현장에서 생활하려고 생각했다. 도당을 이끌어 왔던 이병하 전 위원장을 포함해서, 몇몇 경남도의원 등이 경남도당이 어려우니 복무해야 한다고 했다. 끌려오다시피 했다.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진보정당이 여러 갈래로 갈라졌고,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철회'가 있었으며, 2012년 총선에서 나름대로 진보정치 1번지 자부했던 경남에서 실패하는 등 각종 악재가 놓여 있다. 진보당이 제 역할을 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 통합진보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데."여러 차례 이야기 했다. 특별한 묘책은 없다는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어찌되었건 박근혜 정권이 등장했는데, 최근 벌어진 상황을 보니, 이명박 정권에 이어 민중과 서민들의 고통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민중·서민과 함께할 것이다. 지금 당이 하루아침에 어떤 것을 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형성돼 있는 부정적 인식이 바꿔지기 어려울 것이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 본다.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 중앙당 비상대책위원장 활동은 어땠나?"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매우 어려운 조건에서 갑자기 비대위원장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정신이 없었다. 조직 수습하고 나니 바로 대통령선거가 다가왔고, 이어 차기 지도부 선출과정이 있었다. 위기가 왔는데, 당원들이 적극 나서기로 해서 기본 방어는 했다고 자부한다. 비대위원장은 직책 자체가 그렇다 보니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웠다. 상당히 소극적이었다고 제 스스로 평가한다."
- 진보정당의 앞으로 방향이라든지, 통합 가능성은?"진보정당 통합은 중앙에서도 나오고 있다. 경남은 그런 요구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아직 분열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고, 분열과 동시에 진행되는 정권의 탄압 등이 끝난 상태가 아니고 상처가 많이 남아 있다. 이런 속에 곧바로 통합 이야기를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래서 서로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내부를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숙성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는 사이에 좋은 말로 해서 서로 경쟁 비슷한 형국을 하게 될 것이고, 서로에 대해 일정하게는 상처도 드러날 수 있는 과정들이 나오지 않겠나 싶다. 장기적으로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시기가 되면 통합 논의가 무르익고 국민들도 다시 새롭게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다. 언제, 어떤 방식이 될지는 지금 종잡기 어렵다."
- 통합진보당의 당명을 옛 '민주노동당'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던데?"당명 개정 목소리가 현장에서 일정하게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앙당에서 정식 안건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태'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보니 그 문제가 정리되면 나중에 당명을 바꾸는 문제가 있을 건데, 지금 당명을 바꾸고 그때 또 바꾸느냐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당명 변경을 쉽게 말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일부에서는 '통합'은 빼고 '진보당'으로만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새 지도부는 오는 6월 '정책당대회'를 할 것인데, 그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