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줄 알았는 데 써레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김동수
"어 써레가 있네."
쟁기로 갈아 놓은 논밭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바닥을 판판하게 고르는 농기구인 써레는 시골에서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트랙터로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우리집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토요일 어머니 집에 갔다가 오래만에 창고문을 여니 써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15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유품입니다.
아버지 생각 난, 써레아버지는 쟁기로 논밭 갈이를 한 후 쎄레로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바닥을 골랐습니다. 쎄레질을 하던 아버지 모습이 눈에 아련아련합니다. 얼마나 사용하지 않았는지 거미줄이 치렁치렁 걸려있습니다. 트랙터는 빠름이지만, 써레는 느림입니다. 트랙터는 편하지만, 써레는 힘듭니다. 하지만 트랙터는 사람 사는 맛이 없지만, 써레는 사람 사는 맛이 납니다. 써레을 보고나니 마음이 편안하고, 풍성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