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고 이윤형씨 1주기 추모대회가 열렸다. 이씨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로 인한 22번째 희생자다. 참가자들은 손에 하얀 국화 한송이를 들고 "국정조사 실시하라", "박근혜가 해결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강민수
"벌써 1년이네요. 대통령이 달라져도, 여전해요. 다시 움직여야죠. 봄날의 싹이 움터 오르는 것처럼요.(웃음)"
찬바람이 봄을 시샘하는 30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천 송이의 국화가 담긴 상자가 놓여 있었다. 김성주(33·서울 도봉)씨가 국화 한 송이를 집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이윤형씨의 1주기다. 36살이던 1년 전 이날, 이씨는 자신이 살던 임대아파트 23층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쌍용차 대량 해고 사태 이후 22번째 희생자였다.
"분향소가 죽음의 행진을 멈추게 한 것 같다"사망자가 이어지던 지난해 4월,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대한문 앞에 희생자 분향소를 세웠다. 김성주씨는 지난해 4월 첫 추모미사가 열릴 때에도, 그해 6월 '함께 걷기' 행진에도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함께 했다. 그 사이, 분향소는 관할 구청의 행정대집행, 방화로 인한 전소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행히도 분향소가 생긴 후로는 희생자가 2명밖에 안 생겼어요. 분향소가 죽음의 행진을 멈추게 한 거죠. 더 이상 희생자가 없어지길 바랄 뿐이에요"김씨의 주변으로 하나둘 국화를 든 사람들이 모였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권영국 노동위원장,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 조희주 노동전선 공동대표도 국화를 들었다. 경찰 추산 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대한문 앞에 섰다. 곧 범대위가 주최한 이씨의 1주기 추모대회가 시작됐다.
묵념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소프라노 권미숙씨의 아리아와 민중가수 박준씨의 공연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동영상을 보며 지난 1년을 회상했다. 이들은 "국정조사 실시하라" "박근혜가 해결하라"는 구호로 찬바람에 움츠려 있던 몸을 움직이기도 했다.
철탑에서 온 메시지..."쌍용차 해결 없이는 국민행복 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