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정예의 엄정한 등단제로 신인상 풍토 바꾼다

계간 <수필세계>, 19회 신인상 수상자로 박동조씨 뽑아

등록 2013.04.03 13:53수정 2013.04.0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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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세계> 36호 표지와 박동조 신인상 수상자
<수필세계> 36호 표지와 박동조 신인상 수상자수필세계
계간 <수필세계>는 소수 정예의 엄정한 신인등단제를 발간 정신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9년 동안 19회에 걸쳐 24명의 등단자를 배출했습니다. 수필세계는 신선한 수필을 찾습니다. 신선하되 날카롭고, 날카롭되 세상을 따뜻하게 품는 수필가를 찾습니다.

계간 <수필세계>의 '신인상 작품 모집' 공고문이다. 요점은 두 가지이다. 엄정한 신인등단제를 운용하여 소수 정예의 신인을 찾는다는 것과, 참신성과 통찰력을 갖춘 따뜻한 수필가를 원한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한국 문단은 지나치게 많은 '문인'이 배출되는 문제에 시달려 왔다. 등단지 역할을 하는 문학 잡지의 발간 경비를 받는 등 부정적인 방법으로 신인을 뽑는 '등단 장사'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 그러나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일이 아닌 탓으로 그 혼란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계간 <수필세계>는 이에 맞서 창간 이후 변함없이 소수 정예의 엄정한 신인 등단제를 지켜왔다. 2004년 창간 이후 9년에 걸쳐 24명의 신인을 뽑았으니 1년 평균 2.7명에 지나지 않는 수상자만 배출했다. 그렇게 초지일관의 정신을 지켜온 결과, 모든 문학잡지들이 <수필세계>를 전범으로 삼는다면 '등단 장사' 운운의 한국문학 전체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사태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깊은 사고력, 안정감 있는 구도"

시흥문학상 수필부문 우수상(2010), 농협 주최 전국 주부글짓기 공모전 대상(2010), 울산공업축제 문학공모전 수필 부문 우수상(2012) 등의 '문학청년' 경력을 갖춘 박동조씨가 '19회 수필세계 신인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5편 이상의 미발표 신작을 제출하게 되어 있는 <수필세계>의 '신인상 작품 모집 요강'에 따라 <직립(直立)> 등 6편의 작품을 응모했던 박씨는 박양근, 최원현, 한상렬 심사위원들로부터 "여섯 편 모두 사고력과 구성력을 갖춘 고른 수준"을 보여주어 "기성 수필가의 안정감을 맛볼 수 있었다"는 심사평을 들었다.

박동조의 수필들에선 생명의 파동이 느껴진다. 지나온 삶을 추억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삶의 진동을 몸으로 느끼게 한다. 상황을 설명하기보다는 간결하게 묘사하고, 그것이 서사적 진술이 되어 읽는이에게 사실감을 더한다. 그러면서 갈등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갈등을 풀어낸다. 그 풀어내는 힘, 곧 글을 이끌어가는 내재된 힘이 박동조가 수필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인용한 심사평의 일부는 '수필가'를 꿈꾸는 '문학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더욱 도움이 될 말은 박동조 수상자의 "문학의 독자였을 때 저는 행복했습니다. 제 글을 읽고 저처럼 행복을 느끼는 독자가 없을까 봐 겁이 납니다. 저 같은 독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글을 쓸 용기가 생길 것도 같습니다"라는 당선소감이다. 이것이 바로 <수필세계>가 찾아온 '세상을 따뜻하게 품는 수필가'이기 때문이다.
#박동조 #수필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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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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