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막을 방법은 없나?

6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서 '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 지키기 원탁회의' 열려

등록 2013.04.06 18:34수정 2013.04.0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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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 지키기 원탁회의'가 6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 지키기 원탁회의'가 6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윤성효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을 방법은 있을까?

6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 지키기 원탁회의'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날 원탁회의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단체들이 마련했고 정백근 경상대병원 교수와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 등 각계각층 30여 명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선 진주의료원으로 파견된 경남도청 공무원들이 리베이트를 받거나 편법으로 '시간외 수당'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기조발제한 정백근 경상대병원 교수는 "2008년 경남도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엄청난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관이 리베이트를 받아 잘리고, 공무원들이 근무 시간에 사우나에 가는 등 거의 매일 3시간씩 밖에 있다가 들어오기도 했으며, 시간외 근무 수당을 편법으로 받았다, 이런 자료들이 많은데 아직까지 사회에 폭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 교수는 "중앙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정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결함을 시정해야 한다"며 "현재 의료원의 의사 결정 구조는 관료적인 경향을 갖고 있는데, 이를 지역주민 참여 개편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경남도가 여러 가지 자료를 내고 발언을 하고 있는데, 모두 거짓말이다"라며 "앞으로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해 '거짓말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1일째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단식농성하고 있는 조미영 수간호사는 "처음에는 책임감에서 단식을 진행했는데, 이제는 진실이 왜곡되어 단식을 멈출 수가 없다"며 "홍준표 지사는 1999년 이야기까지 거론하고, 원장이 저희들 때문에 나갔다고 하는데, 왜곡이다. 원장은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바뀌었다, 진실이 왜곡되어 단식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는 탈선 기관차"


원탁회의에 앞서 각계각층 대표들이 인사말을 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진주의료원 사태는 이제 진주만이 아니라 전국 사안으로, 노동만이 아닌 보건복지문제로 확대되었는데 홍준표 경남지사는 '폭주 기관차'처럼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병래 공공운수노조 사회보험지부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르게 레임덕에 빠졌고 홍준표 지사가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의료원은 돈 없는 서민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인데, 어디선가 나타난 사람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빼앗으려 하고, 그 권력은 남용된 것"이라며 "홍 지사는 귀족강성노조라고 하는데, 이것은 무식한 이야기다, 강성노조는 죽었다 깨어나도 귀족노조가 될 수 없고, 귀족노조는 죽었다 깨어나도 강성노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국민들을 현혹시키려는 것이다"라며 "홍 지사는 의료원을 살리려는 노력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없애는 노력만 했는데, 그것은 법률 위반이다"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단식농성하다 참석한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은 "진주의료원 문을 닫게 하기 이전에 경남도청 현관문부터 열어야 할 것 같다"며 "장영달 경남도당 위원장이 도청 들어가는 현관에서 농성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홍 지사는 잔인한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제(5일) 홍 지사가 '당정협의회'를 하기 위해 국회에 왔는데 제가 농성하고 있는 정문이 아니라 뒷문으로 들어갔다"며 "도지사가 떳떳하지 못하게 뒷문 출입을 하다니, 창피하다, 뒷문으로 들어와서 뒷문으로 나가는 사람이 도지사 노릇을 하겠느냐, 잔인하고 비겁한 사람을 도지사로 뽑은 경남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해 국무총리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알아보겠다 하고, 청와대는 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일언반구 이야기가 없다"며 "사회문제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정부와 정당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홍 지사는 독립국의 대통령이냐"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은 "서울대병원을 빼고 가장 오래된 게 진주의료원인데, 없애려고 하는 홍 지사의 발상을 알 수가 없다"며 "홍 지사는 노동자와 서민을 없애고 재벌과 손잡고 이 나라를 짚어 삼키겠다는 것이냐,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8월, 정부가 임명했던 임채호 전 경남도 정부지사는 노조와 진주의료원 경영개선대책에 합의했고, 그 때부터 열심히 경영을 잘하기 위해 해오고 있었다"며 "그런데 홍 지사는 행정부지사 등을 다 갈아치우고 나서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2월 26일) 폐업 발표했는데, 이는 전체 국민에 대해 도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홍준표 지사가 지난해 말 선거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그가 지역구로 있었던 서울 동대문구의 한 사람은 '홍준표는 목민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더라"며 "그 분은 지금까지 독선과 아집의 단단한 굴레를 단 한 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다, 홍 지사의 주장은 학교에 내는 수업료로는 돈이 안되니까 학교를 폐교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4월 2일부터 경남도청 현관 계단에서 노숙철야 단식농성하고 있는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 석영철 공동대표는 "홍 지사는 정해진 프로그램으로 가고 있고, 엄격하다"며 "폐업하고 여론이 안 좋아도 진주에 몇 가지 던져주면 여론이 좋아질 것이라 보고, 재선이 되지 않아도 다른 거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좀 더 체계적으로 지혜를 모아야 하고, 유일한 길은 힘 밖에 없다, 홍 지사의 술수를 파탄 내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4일부터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야전침대에서 단식농성하고 있는 장영달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얼마 전 의료원에 가서 보니, 공무원들이 환자들을 빨리 나가라고 한다는데, 박정희 유신정권 때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았다"며 "홍 지사는 힘이 있다고 해서 힘 없는 사람을 저렇게 대하는가 싶어 몹시 분노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 지사는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간다는 생각이 든다"며 "진주에 '경남도 제2청사' 공약을 지키려고, 힘없는 사람들이 있는 의료원을 없애버리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것은 탈선한 기차로, 멈춰야 산다. 이것은 민주주의 파괴다"며 "103년이나 되는 병원을, 그것도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공공의료 기관을 폐쇄하는데 공청회나 의견수렴 절차도 한 번 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하자고 하는데도 무조건 가는 것은 '불통' 수준을 넘어 '꼴통'으로,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 담보로 해서는 안된다"

 6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 지키기 원탁회의'에 참석한 장영달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김용익 국회의원, 정백근 경상대병원 교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해 있다.
6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 지키기 원탁회의'에 참석한 장영달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김용익 국회의원, 정백근 경상대병원 교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해 있다.윤성효

원탁회의에서는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졌다. 지방의료원에서 근무한 전력이 있다고 한 김경일 서울동부병원장은 "자치단체에서 의료원에 파견된 공무원들은 감독만 하려고 한다"며 "서울에 9개 시립의료원이 있는데 이전에는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후 시립의료원 지원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경남도는 홍준표 지사 이후 아무런 지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싸움이 길어질 것 같은데 환자들을 담보로 해서도 안된다"며 "환자들을 안전하고 정중하게 마산의료원으로 보내고, 진주의료원에서 투쟁하는 직원들을 두고, 나머지는 마산의료원으로 자원봉사 하러 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적어도 마산의료원이라도 살리자고,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백주 대전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진주의료원이 폐쇄되면 일반 시민들이 일반병원을 이용하는데도 엄청난 피해가 있을 것이며, 비용도 더 많이 들게 된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료원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데, 공공의료기관이 소중하다는 인식을 계속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수 성남시립병원운동본부 대표는 "시민운동의 결과로 올해 성남의료원 건립을 착공하는데, 지난 10년간 투쟁해 왔다"며 "그런데 경남도는 있는 의료원을 왜 폐쇄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성남도 개원하면 매년 30억 원 정도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민 건강을 위해서는 그 정도 적자는 괜찮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조직국장(의사)은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의사들에 대해 계약해지 통보를 했는데, 진료 공백이 발생하면 자원진료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민간병원보다 공공병원이 임금이 적음에도 근무를 하는 이유는 필요 없는 검사를 하지 않는 등 '소신 진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또 전국적으로 공공병원 의사들의 모임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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