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무기력이다>
와이즈베리
아마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어디에서 오는지 모를 무기력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다. 무기력에 사로잡힌 이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며, 왜 행동할 수 없고, 원하는 길을 가지 못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에 대해 인지과학자 박경숙씨는 저서 <문제는 무기력이다>(와이즈베리)를 통해 우리에게 무기력을 벗어나는 길을 제시해준다.
<문제는 무기력이다>는 대한민국 1호로 인지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박경숙 박사가 10여 년 동안 자신이 겪은 무기력에 관한 체험을 바탕으로 무기력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쓰인 책이다.
'기력 없음'이 아닌 '의욕 없음' 한 운동장에서 육상 경기가 열렸다. 그런데 한 선수가 그만 출발 신호를 놓쳐 버렸다. 중요한 순간에 저지른 실수 때문에 당혹스러워하던 그는 출발선에 그대로 서버렸다. 불과 몇 초 만에 경기는 모두 끝났다. 달리지 못한 남자는 다른 선수들이 골인 지점을 통과하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봐야만 했다.다음 날, 또 다른 경기가 열렸다. 어제 출발도 하지 못한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관객들은 그가 어제의 실수를 만회하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이번에도 출발하지 못했다. (줄임)"저는 뛰지 않는 게 아닙니다. 아무리 뛰려고 해도 뛸 수가 없어요…." - <문제는 무기력이다> 본문 중에서
단순히 일화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아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본문에 나온 남자와 같은 상황을 겪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얘기에 공감할 수 없다면 책에 나온 다른 이야기를 살펴보자.
농구계의 전설적인 스타인 마이클 조던이 돌연 야구 선수가 되어 팬들 앞에 나타난 적이 있다. 당시 조던의 소속팀인 시카고 불스가 세 번째 NBA 우승을 달성한 직후인 1993년 7월, 조던의 아버지 제임스 조던이 강도에게 피살됐다. 아버지를 잃은 조던은 충격에 빠졌고 1993년 10월,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1994년 3월, 조던은 농구가 아닌 야구선수로 복귀했다. 그는 왜 하필이면 야구 선수가 되었을까? 그의 말에 따르면 야구 선수는 조던의 아버지가 평생 이루지 못한 꿈이었고, 조던 본인 또한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신뢰할 만한 이유는 은퇴 당시 조던이 농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를 모두 이루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 <문제는 무기력이다> 본문 중에서
자신이 왜 뛸 수 없는지 알 수 없는 육상선수, 그리고 이루고자 하는 바를 모두 이룬 상태에서 다른 방향으로 도피를 감행한 마이클 조던, 이들은 이유는 다르지만 결국엔 무기력이라고 하는 증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무기력우리를 둘러싼 무기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위에서 살펴본 조던의 예처럼 본인이 자각하기 힘든 '무의식적인 무기력', 그런 무기력이 지속되서 생기는 '만성적 무기력', 그리고 많이 알려진 일화인 '병에 갇힌 벼룩'(설명하자면, 벼룩을 병에 가둔 채 뛰게 만든다. 벼룩은 병의 뚜껑에 부딪혀 그 높이까지밖에 뛸 수 없다. 그리고 뚜껑을 열었을 때, 벼룩은 더 높이 뛸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과거에 뚜껑이라는 한계에 계속해서 부딪혔었기 때문에 무기력을 느껴 결국에는 그 높이까지밖에 뛸 수 없다는 이야기)을 통해 알 수 있는 '학습된 무기력'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문제는 무기력이다>에는 여러 가지의 무기력 증상들(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무기력, 어린 시절에 배운 무기력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무기력을 벗어나야 하는가?어떠한 무기력들이 있는지 알았다면 우리는 이제 그 무기력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그 방법을 필자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책들을 통해 도움을 받으려는 것이고….
책의 저자인 박경숙 박사는 무기력을 벗어나기 위하여 네 가지의 엔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을 움직이는 엔진으로 박사는 인지, 동기, 정서, 행동을 소개한다. 첫 번째로 '인지'는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하고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말한다. 두 번째인 '동기'는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일어나는 계기다. 세 번째인 '정서'는 감정과 느낌을 말하는 것으로 마음이 시시각각 외부에 반응하는 결과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인 '행동'은 우리가 실행하고 움직이는 모든 것이다.
저자는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네 가지의 엔진이 하나도 빠짐 없이 원활히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한 가지가 고장나면 돌아가지 않는 기계처럼 우리의 마음도 '무기력'이라는 이름의 고장이 나지 않으려면 네 가지가 마치 하나처럼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기력을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해서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가 무기력에서 '짠!' 하고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에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결심인 것이다. 자기 자신이 무기력하다고 느끼고 있는가? 그렇다면 만병통치약을 찾을 생각하지 말고 비타민제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여러분, 하루를 '살아내지' 말고 '살아가자'.
문제는 무기력이다 - 인지심리학자가 10년 이상의 체험 끝에 완성한 인생 독소 처방
박경숙 지음,
와이즈베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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