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체험관의 모습. 깊은 수심 아래에서 살며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돌고래가 얕은 풀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을 만지는 것을 견디는 것은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핫핑크돌핀스
업체는 동물학대 논란이 있는 쇼가 아닌 체험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2009년 WSPA(World 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Animals)와 HSU(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가 2009년 발표한 보고서에는 체험관에서 발생한 많은 사고가 소개돼 있다.
2008년 퀴라소(카리브해에 있는 대표적인 돌핀 테라피 시설로 2주간 테라피 프로그램 참가비가 미화 7350달러에 이른다)의 돌고래체험관에서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온 돌고래가 관광객 3명의 몸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업체는 이것이 단순한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돌고래 행동 전문가들은 이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돌고래가 마치 화가 난 것처럼 행동했기 때문이다.
1994년 12월 8일 브라질의 한 체험관에서 Tiao라는 병코돌고래가 사람을 공격해 죽였는데, 당시 그 사람은 Tiao의 분수공에 뭔가를 쑤셔넣으려다 사고를 당했다. Tiao는 이전에 있었던 29건의 사고와 관련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Tiao의 지느러미를 잡거나 등에 올라타려고 하다 공격을 당했다. 결국 Tiao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 때문에 29번 이상을 참아왔던 것이다.
던은 틸리쿰과 함께 늘 호흡하던 능숙한 조련사였다. 그런데 체험관에 방문하는 모든 고객은 돌고래에게 낯선 방문객이다. 만약 하루에 10명의 고객을 만나게 된다면 자아의식을 가진 고등동물이 하루에 낯선 사람 10명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을 견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돌고래의 좌절과 스트레스는 분노로 변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일반인도 위험하지만 장애인이라면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스스로의 몸을 통제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돌고래의 행동은 물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더욱 크다. 인간은 지상보다 물속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쉽게 통제할 수 없으며 고래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러하다. 돌고래쇼와 체험관이 위험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돌고래를 통해 인간을 치료한다는 돌핀테라피(DAT)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으며, 무엇보다 이것을 만든 사람(Dr. Betsy Smith)도 현재 이것을 포기한 상태다. 돌고래와 사람 모두에게 이롭지 않은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고등 동물들에게 쇼는 어떤 영향을 줄까?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침팬지, 오랑우탄, 돌고래, 코끼리 등은 자아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심리학자인 G A 브래드쇼는 자아의식을 가진 동물의 특징을 네 가지로 분류한다. 행위감과 행위감의 일관성, 감정의 표현과 자아의 연속성이다.
그 중 주목할 것이 감정표현과 자아의 연속성이다. 자아의 연속성이란 '나는 누구인가'라는 느낌을 오랜 기간에 걸쳐 연속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끼리들이 오랜기간 자신을 학대한 사람을 잊지 않고 찾아가 복수하는 행위가 가능한 것은 그 때문이다. 고등동물은 자신의 분노를 오랫동안 기억해 표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틸리쿰의 행동도 그런 특성에서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