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방한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청와대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 저는 이 두 마디를 과거 김일성 장군으로부터 배웠습니다."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김일정 전 북한 주석을 '김일성 장군'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방한 중인 무세베니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어진 오찬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은 한국어 인사를 하면서 김일성 전 주석과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과거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아프리카에서 반식민주의 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서로 알게 됐다"며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아프리카를 식민화한 서방국을 대상으로 저항하고 반식민지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소련, 중국, 북한, 쿠바와 같은 동방국가들로부터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세상은 많이 변했고 오늘날에는 미국, 프랑스, 영국과도 협력하고 민간주도 경제성장이라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그래서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의 김일성 전 주석에 대한 언급은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새마을운동 등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맥락에서 나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아프리카의 박정희' 무세베니의 박정희 예찬론무세베니 대통령은 또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예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 1986년에 집권한 뒤, 2011년 대선까지 4번 연속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우간다 근대화를 추진하는 등 '아프리카의 박정희'로 불린다. 그는 과거 대학생 시절 공산주의 혁명 노선에 기반한 반식민주의 운동과 독재자 이디 아만에 대한 반정부 활동을 이끌기도 했지만 집권 후에는 야당 지도자들에 대한 탄압과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 등 독재자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무세베니 대통령은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개발독재 모델을 선호하는 한편, 2005년 3선 개헌을 통해 27년 넘게 장기 집권을 하면서 고도 성장(연 평균 10%)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닮은 면이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의 국내 첫 정상회담 상대가 '아프리카의 박정희'로 불리는 무세베니 대통령이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부친의 업적에 대해서 경의를 표한다"면서 "당시 학생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찬 자리에서도 "박 대통령의 부친이신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과거에 잘 보아왔다"며 "심지어 저의 집무실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집필한 서적들이 있다, 한국을 오늘날과 같이 변화시킨 그분의 비전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 홍보... "우간다 속담, 새마을운동과 일맥상통"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을 적극 홍보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우간다는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식민 통치의 아픈 경험이 있고 상호협력에 대한 의지와 열망이 강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기후와 비옥한 토지, 근면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는 우간다가 새마을운동을 통해 체계적인 농촌개발을 이뤄낸다면 동아프리카의 곡창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우간다 속담에 '카무카무 우에 우간다'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하나하나가 모여 다발을 이룬다는 뜻인데 새마을운동 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국과 우간다도 하나하나 협력을 쌓아나가면서 상생발전의 거대한 성과를 이뤄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우간다와의 통상·투자, 에너지·자원, 새마을운동, 개발협력,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 했다. 또 양 정상은 '우간다 농가공 전략수립 사업 실시를 위한 무상원조 기본약정'을 체결하는 등 우간다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4일에는 아르만도 게부자 모잠비크 대통령과 두 번째 국내 정상회담을 하는 등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 강화에 나선다. .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지구촌 마지막 성장엔진으로서 아프리카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음을 감안하여, 아프리카와 호혜적 협력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 개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반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며 "우간다와의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 주로 예정된 한-모잠비크 정상회담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우리 국민 및 중견기업 진출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박근혜 앞에서 '김일성 장군' 언급한 '아프리카의 박정희'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