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희 소장님성에 관련된 인터뷰조차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분이다. 상담도 이렇게 진행하는구나 싶었다.
선준상
"성폭력이 뭐예요?" - 성 폭력 피해자는 주로 여성이잖아요. 여성이 피해자가 되고, 남성이 가해자가 되는 데는 어떤 원인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 가해자의 대부분이 남성이지.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꼭 가해자가 남성이고 피해자가 여성이지만은 않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가해자가 남성이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야. 왜 그럴까? 우리 사회가 아직도 남성 우월적이면서, 성차별적인 사회라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 이제는 야한 동영상(야동)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가 개방되었는데요. 이런 현상이 성폭력과 상관관계는 없을까요?"성에 대한 개방적 분위기는 매우 좋은 현상이야. 그렇지만 개방이 편협하고 왜곡된 정보에 의해 진행될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지지. 음란물을 통해서 성을 알게 되면 성폭력 등 일탈 행위로 이어지기 쉽다는 말이야. 그래서인데,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엄마 아빠로부터 성교육을 받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러면서 우리는 성적인 존재로서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 참 좋겠어."
- 학교에서 성교육을 안 받은 건 아니에요. 그리고 성은 아름답다는 말도 많이 들어왔고요. 하지만 성이라고 하면 아직 부끄럽다는 느낌이 들어요. "성 하면 생각나는 게 단지 성기라든가, 섹스(sex)라든가 하는 일차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부끄러운 거야. 그게 성의 전부는 아니거든. 따뜻한 마음, 배려 등등 참으로 아름다운 게 성이야. 바로 이런 이야기를 공론의 장에서 서로 나눈다면, 그렇게 부끄러울 것도 없어. 어찌 보면 올바르게 성을 교육하는 것이 인성교육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