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데냐 전통요리인 프로에두를 요리할 때면 모든 가족이 함께 한다.
KBS 방송화면 갈무리
이렇듯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한 지역에서 여러 가지를 보여주기 보단 한 가지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칼리마리에선 성 에피시오 축제, 카브라스에선 숭어잡이, 누오로에선 양젖으로 만든 치즈, 이렇게 말이다. 그러니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각 지역의 이미지가 오래 남는다.
그런데 이 '한 가지'를 무작위로 고르는 것 같지는 않다. 마을의 과거를 보여준 후 그 과거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모든 '한 가지'에는 그 곳 사람들의 삶이 오롯이 담겨있어 낯설지만 경계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 지역 사람들 삶의 속살을 들여다 보게 된다.
1인 제작방식이 가진 매력과 함정또한 화면과 내레이션, 인터뷰 장면 등의 어우러짐이 좋다. 이는 PD 1인이 기획, 촬영, 편집, 원고작성 등 제작 전 과정을 도맡는 이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이다. 마지막 여행지 카를로포르테에서 수중촬영을 통해 보여준 참치 떼는 눈을 뗄 수 없이 아름다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작PD가 2년 전 <수퍼피쉬>를 제작했던 PD였다. 헤엄치는 참치 떼를 가장 아름답게 찍을 수 있는 방법을 그는 잘 알고 있었을 터이다. 이번 경우처럼 앞으로도 담당 PD가 잘 알고 애정을 갖고 있는 지역과 소재를 다루길 바란다. 다른 PD라면 놓칠 만한 장소나 순간들을 잘 포착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거기에 자신의 색깔까지 입혀 시청자에게 보여주면 금상첨화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