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도 선생님반 아이들과 포즈를 잡으신 허현도 선생님
김용만
"제가 체육선생님인 지라 성장하는 아이들이 운동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습니다. 물론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해야 하지만 결국 학습도 기초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춘기의 이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운동을 통해 땀으로 배출해야만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거든요. 저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고 노력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저 혼자 한 것이 아니예요. 학생회 간부들과 각 반 반장, 체육부장들과 함께 모여 규정을 제정하고 학생심판위원을 구성하여 아이들과 함께 운영했어요. 저는 단지 아이들이 놀 수 있게 자리를 마련 한 것뿐이죠." 고충에 대해 물었다.
"리그가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는 좀 더 규모가 커졌어요. 종목이 다양해졌죠. 그리고 작년에는 사실 1인 2종목 출전도 있었습니다. 운동 잘하는 아이들만 참여한 경우도 묵인했다는 말이죠. 하지만 올해엔 이러한 부분을 철저히 감독하며 1인 1종목 출전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운동을 좋아하는 몇몇 아이들만의 축제가 아닌 못하는 아이들도 고루 참여하여 함께 즐기는 거거든요. 헌데 이렇게 진행하다보니 억지로 참여하는 아이들이 생기게 되고 상대팀이 강하면 미리 기권을 하는 사례가 몇 차례 있었어요. 이것은 스포츠맨십이 아니거든요. 긴급히 학생회와 반대표 학생들을 소집했고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있으면 전 경기 몰수패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기기 위한 경기가 아니라 즐기기 위한 경기인데 아직 정착이 된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작년 보다는 올해가 낫고 내년은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인터뷰 하는 선생님의 표정이 참 밝았다. 2년간 교내 리그를 지켜봐 왔다. 그 전에 비해 아이들이 바빠졌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었고 활기가 생겼다. 여학생들도 을이 아니라 갑의 위치가 되어 같이 즐기게 되었다. 우리 팀 경기가 없어도 다른 팀들을 응원하며 모두가 신나한다. 실제로 리그가 시작되고 나서 학교폭력이나 부적응 학생 수가 많이 줄었다. 덧붙여 아이들의 학교 만족도가 좋아졌다. 학교의 또 다른 의미가 생긴 것이다.
어찌 보면 노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놀면서 협동심과 자신의 재능, 친구들의 장점 등을 발견하며 생활하고 있다. 배우는지 모르고 배우는 것이 참 배움이라고 했다. 합포고 학생들은 고교 시절의 추억과 선생님과의 즐거운 대화, 친구들과의 협동심, 친구에 대한 소중함 등을 배우는지 모르고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움을 성인이 되어서 깨달았을 때 학창 시절을 생각하며 조용히 웃음 짓지 않을까? 오늘도 합포고등학교의 점심 저녁 시간은 응원소리와 함성으로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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