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에서 20일 발표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방안. 방통위가 지난 2월 발표한 3개 안을 절충한 2개 안을 추가했다.
고정미
[기사 대체 : 20일 오후 5시 12분]'솔로몬의 지혜'는 없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나름 '황금주파수 갈등'을 풀 절충안을 내놨지만 어느 사업자도 환영하지 않았다.
미래부는 20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1.8GHz와 2.6GHz대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방안을 발표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난 2월 제시한 3개 방안에 갈등의 핵심인 1.8GHz KT '인접대역'을 할당하는 안과 할당하지 않는 방안을 동시에 경매에 붙이거나(4안), KT 인접대역을 할당하되 3사 모두 광대역 확보할 수 있게 조율하는 방안(5안)을 추가로 제시했다. 사실상 KT가 조기에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게 해 서비스 경쟁을 부추기는 한편 전국 서비스 시기는 늦춰 통신사 간 '공정 경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광대역 주파수 확보는 '허용'... 전국 서비스는 내년 7월 이후로 '제한' 통신사들이 유독 1.8GHz대 광대역(35~40MHz폭) 주파수 확보에 목을 매는 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통신사들이 사용하는 '황금 주파수'인 데다 기존 20MHz폭보다 2배 빠른 150Mbps급 LTE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SKT와 LG유플러스가 KT 인접대역 할당에 반대하는 것도, KT 기존 대역과 합치면 가장 먼저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어서다.
이처럼 통신사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하다 보니 미래부 추가 안은 기존 안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앞서 방통위는 1.8GHz대에서 KT 인접대역인 D블록(15MHz폭)과 C블록(35MHz폭)을 모두 할당하는 3안과 C블록만 할당하는 1, 2안을 내놨다. 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C블록을 사실상 LG유플러스에 넘겨주는 1안을 선호하는 반면 KT는 3안을 강력히 지지해 왔다.
이에 미래부는 아예 1안과 3안을 한꺼번에 경매에 붙이는 4안을 제시했다. 2가지 방안(밴드플랜)을 동시에 경매해 입찰가가 높은 방안을 결정하고 이에 따라 낙찰자도 결정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경매 방식도 단계적으로 입찰가를 높이는 오름 입찰을 적용하다 50라운드를 넘어가면 밀봉 입찰로 전환하는 '혼합 방식'을 적용했다. 예를 들어 KT가 '3안 D블록' 입찰가를 높일수록 3안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쟁사가 1안 A, B, C블록에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으면 1안으로 기울게 된다.
5안은 기존 3안을 보완한 것으로, D블록을 할당하되 C블록을 둘로 쪼개 Ca블록(20MHz폭)과 Cb(15MHz폭)으로 나누되 밀봉 입찰 방식으로 한 번에 할당하는 방안이다. 이때 1.8GHz대에서 2G(2세대) 서비스만 하고 있는 LG유플러스만 연속한 2개 블록을 낙찰 받아 LTE 광대역서비스를 할 수 있고 SKT와 KT는 한 개 블록만 가져갈 수 있다. 다만 SKT나 KT가 Cb 블록을 할당받으며 이미 갖고 있던 1.8GHz대 보유대역(20MHz폭)을 Ca와 교환해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다. 결국 통신3사 모두 1.8GHz대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다만 미래부는 KT가 인접대역을 낙찰 받을 경우 수도권은 바로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되, 광역시와 전국 서비스 개시는 각각 내년 3월과 7월 이후로 늦추는 조건을 달았다. 다만 경쟁사가 먼저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사업자 간 협의를 통해 로밍 협약을 이뤄질 경우엔 예외를 인정했다.
미래부 "KT 인접대역 할당 특혜 아냐"... 이통사 '반대' 속 희비 교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