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폐수 처리 부담금, 시민에 전가 의혹

울산시, 기업은 부과하지 않아... 전국 최고 하수도 요금으로 인상

등록 2013.07.01 17:22수정 2013.07.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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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석유화학단지 야경모습. 울산 12경 중 하나로 지정됐지만 공단내 기업들이 공장 증축이나 신축시 하수도 부담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의 석유화학단지 야경모습. 울산 12경 중 하나로 지정됐지만 공단내 기업들이 공장 증축이나 신축시 하수도 부담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시사울산 자료사진

울산시가 지난 1995년부터 2013년 4월까지 18년간 기업이 공장을 증축하거나 신축할 때 발생하는 폐수에 대한 '하수도 원인자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관련기사 : "폐수 쏟아낸 기업 하수도 부담금, 시민들이 부담") 지난해 전국 최고이던 울산시민들의 하수도 요금이 또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울산은 전국에서 하수도 요금이 가장 높은 곳이었지만, 해마다 공장 증설을 하는 석유화학공단에는 하수도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은 채 시민의 하수도 요금은 인상하면서 '시민에게 부담을 전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시는 시민 하수도 요금과 함께 기업의 하수 부담금도 함께 인상했는데, 시민 하수도 요금은 징수 하는데 반해 함께 인상한 기업에는 고지서를 발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의혹이 크지고 있는 것.

울산시민 지난해 전국 최고 하수도 요금에서 또 다시 인상

울산시는 지난 2012년 2월 상·하수도 요금조정을 통해 하수처리비용의 시민부담을 1톤당 360원에서 410.5원으로 13.98% 인상했다. 하지만 울산시가 하수처리비용 시민부담을 인상하기 전인 2011년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시도 물가자료에 따르면 지방공공요금 가운데 울산의 '상하수도료'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행정안전부가 서민생활과 밀접한 25개 품목 가격을 시도별로 조사한 결과, 울산의 하수도 요금은  20㎥ 기준으로 5916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가장 요금이 낮은 강원도 2595원에 비해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상수도 요금도 20㎥ 기준으로 울산이 1만1860원으로 가장 비쌌다.

당시 각 언론에는 "생태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비싼 대가가 따른다"고 보도했는데, 결국 기업에는 부담금이 부과되지 않고 시민들만 비싼 하수도 요금을 물고 있는 것이다. 이어 지난해 5월, 울산시는 기업의 하수도원인자부담금을 4년만에 인상한다며 2008년 기준 1톤당 108만8천 원이던 부담금을 134만4천 원으로 23% 가까이 인상했다. 당시 울산시는 이같은 하수 원인자 부담금 인상에 대해 "지난 4년간 하수처리장 시설과 하수관거 정비에 투자한 예산이, 투자대비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울산시는 2012년 인상 발표에서 "2008년부터 4년간 총 1472억8200만 원을 투입해 회야하수처리장 등을 건설하고, 하수관거 277.352km를 정비했다"며 "이에 따라 현재 울산시 하수관거는 총연장 3818km로 보급률 97.5% 이르는 전국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의 2015년까지 전국 하수도 보급률 92% 목표를 훨신 앞선다는 것으로, 요금 인상의 타당성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2012년 기업의 하수도원인자부담금은 인상 전 울산이 108만으로 전국 최고였다. 대구 88만6000원, 대전 44만6280원보다 월등히 높았던 것. 당시 언론들은 "생태하천 태화강이나 맑은 물 공급을 위한 대가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올해 5월까지 기업들이 공장을 신축하거나 혹은 증축할 때 내야할 하수도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기업들은 '생태도시' 구축 대가를 치르지 않은 셈이다.

당시 울산시는 시민 하수도 요금을 인상하면서 "하수도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시로서도 큰 부담"이라며 "울산의 하수도 보급률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깨끗한 환경을 위한 시민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울산시측은 "시민들이 내는 하수도 요금과 기업들이 내는 하수원인자 부담금은 같은 것이 아니다"며 "별개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후 속속 들어선 공장들이 폐수를 솓아내 태화강이 검게 변했고, 이에 울산에서는 공장 폐수와 가정 오수를 정화해서 하천으로 보내는 하수처리장이 연이어 들어섰다.

1989년 회야하수처리장이 건립된 후 1995년 2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용연하수처리장이, 1997년 온산하수처리장이, 2004년 728억이 투입된 언양하수처리장이, 2012년 방어진하수처리장이, 역시 2012년 950억 원을 투입한 굴화하수처리장이 건립돼 운영 중에 있다.

하수처리장은 가정에서 사용한 오수와, 기업이 폐수를 1차 자체 정화한 폐수를 모아 처리한 후 하천으로 보낸다. 울산시는 2011년 울산석유화학단지 입주업체의 폐수처리 부담 완화를 위해서라며 1085억 원을 투자해 용암폐수처리시설을 중공해 기업 폐수 처리를 지원하고 있다.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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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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