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경희대 학생 "대선개입 범죄, 국정원 반성하라"경희대 학생과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희의료원지부, 경희총민주동문회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정문을 나서 회기역까지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 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비판하는 대학생들이 또 거리로 나섰다. 경희대학교 학생들은 24일 오전 서울시 동대문구 경희대 정문에서 회기역까지 "대선 개입 범죄 행위, 국정원은 반성하라", "국민들의 요구다, 국정조사 실시하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6·24 경희인 걷기대회'란 이름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희의료원지부와 경희총민주동문회 등 학내외 단체들도 함께 했다.
김재운 경희총민주동문회원(47)은 행진 전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은 그 업무가 해외·대북 정보 수집 등으로 엄격히 제한되는데, (지난 대선 때 법이 금지하고 있는) 정치활동을 했다"며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여러 가지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새내기 대학생 이수종(20·경제학과 13)씨는 "저는 역사책에서 4·19와 반유신투쟁, 5·18, 6월항쟁 등 모든 민주화 현장에 학생들이 있었다고 배웠다"며 "선배들의 피와 땀으로 만든 민주주의가 흔들린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의) 선거 개입(의혹)을 확실히 조사해야 함은 분명하고, 개입세력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학생들과 시민 등 70여 명은 "국민의 요구다, 국정조사 실시하라! 경희인이 앞장서서 민주주의 지켜내자!"는 구호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행진을 시작했다. 정주용(26) 총학생회장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걸어가냐, 민주주의를 위해서다"라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회피와 침묵은 이제 그만, 책임 있게 진상조사해야 합니다', '국정원의 불법적 선거개입, 국민들은 부끄럽습니다'라고 쓴 손피켓을 든 학생들은 10분 남짓 걸어 회기역 앞에 도착했다. 정주용총학생회장은 참가자들에게 "민주주의를 함께 지켜낼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부탁하며 행진을 끝맺었다.
명동 한복판을 채운 '국정원 국정조사 실시'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