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군 산인면 내인리 외동길3 소재 이호석씨 집에 설치해 놓은 관정에서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물이 넘쳐나고 있다. 이호석씨는 낙동강 함안보로 인해 지하수 수위가 올라간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윤성효
두 관정에서 물이 넘쳐 난 것은 올해 2월 말부터다. 두 관정의 깊이는 120m 정도다. 수돗물이 들어오고 난 뒤부터 관정에서 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물이 넘쳐나면서 집주인은 골치를 앓고 있다.
이씨는 관정에 구멍을 뚫어 땅을 파고 호스를 묻어 집 앞 개울로 물을 빼내는 공사를 벌였다. 그는 "이 같은 공사를 최근에 마무리했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관정 주변에는 항상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15년 동안 관정에서 물이 넘친 적은 처음"이라며 "다른 원인은 없고 낙동강에 설치된 함안보로 인해 지하수 수위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안보는 함안군 칠북면 봉촌리~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사이 낙동강에 들어섰다. 당초함안보 관리수위는 7.5m였는데 2009년경 지하수 침수 우려가 제기돼 2010년 1월 관리수위가 5m로 낮춰졌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 재직 시 구성되었던 '경남도 낙동강 특위'는 함안보의 관리수위를 5m로 낮추더라도 함안과 창녕 일대 영농피해 우려지역은 12.28㎢(지표와 지하수위 차가 1m 이하인 경우)라고 밝혔다. 함안의 경우 대산면, 가야읍, 칠북면, 법수면, 산인면 일부지역이 포함됐다.
함안보로 인한 지하수 침수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한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함안군 산인면 내인리 마을 두 개 관정에서 물이 넘쳐 나는 것은 함안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함안보 상류의 낙동강 지천으로는 남강과 함안천이 있다. 박 교수는 함안보로 인해 지천인 남강과 함안천 주변의 지하수 수위가 올라가게 되고, 함안천에서 가까운 이 마을의 지하수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