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학생·시민 촛불문화제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학생·시민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 박근혜 대통령 책임 등을 촉구하고 있다.
권우성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가 지난 6월 21일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대를 중심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촛불집회가 10여 일을 넘어서고 있지만, 촛불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생각외로 많지는 않습니다. 평일은 400~500명 수준이고, 주말에 3000명가량(경찰추산 1500여명) 되었습니다.
현재 국정원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2008년 촛불시위처럼 대규모로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는 연일 수백~수십만 명이 참여)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이 본다면, 현저히 낮은 참여율입니다.
국정원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떨어진 이유와 배경, 그리고 앞으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살펴 보겠습니다.
검찰수사·국정조사, 해봐야 뭐 바뀌겠나?국정원 사건의 핵심은 대한민국 정보기관이 국내 정치와 선거에 개입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와 권력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사례입니다. 그런데도 시민들의 분노와 관심이 높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시민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은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정치적 해결 방법이 없다고 미리 결론을 짓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 수사나 특검 등을 통한 수사 결과는 언제나 시민들의 의혹을 해소해주지 못했고, 시민들은 여야가 합의해서 시작한 국정조사도 결국 파행 내지는 아무런 성과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역대 국정조사 결과를 놓고 봐도, 시민들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1985년부터 총 19건의 국정조사 계획서가 승인됐지만, 이중 겨우 8건만 결과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
5·18광주민주화 운동 진상조사,12·12 군사쿠데타 국정조사도 신통치 않았고,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협상, 직불금, 저축은행 국정조사도 파행을 겪었습니다.
국정원 사건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다기보다는 국정원 사건이 실제로 해결될 방법이 없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참여 또한 저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글을 올리고 난 후 많은 분들이 국정원 사건에 시민들의 반응이 적은 이유에 대한 나름의 생각들을 알려주셨습니다. 일부 내용은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dingu***: 어떻게 보면 대다수의 시민이 이번 사건의 공범자입니다. 일상생활에서 탈법 불법 세금포탈 등 조금씩 저지르며 평생을 살아온 대부분의 시민들 시위에 참여했다가 국정원의 조사대상 되어 폐가망신할까봐 걱정되겠죠? @shallwev**: 2008촛불은 먹기싫은 광우병소라는 쉬운 문제로 시작해서, 복잡한 사안을 거리에서 추가학습하며 커진 측면도 있어보인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사안은 그 때에 비해 복잡한편이며, 민생문제가 아닌 정치문제로 인식되어지는 측면이 많아 관심도는 더욱 떨어질 수 있다라는 생각이네요 @wjo**:학습효과? 1.지배층은 다수의 눈 가리고 귀 막기 달인 2.두 정당은 다수들을 정치에서 소외시켜 정치무능력자 양산 耽讀:2008년과 2013년 촛불집회 차이를 나름대로 분석하면 2008년 먹을거리 문제라 피부에 확 와닿았습니다. 하지만 2013년은 민주주의입니다. 이는 관념이지요. 자기와 직결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이제 촛불은 식상한 집회 방식입니다. 촛불이 등장한 것인 2002년 12월 효순미선이 사건이지요. 이제 새로운 저항 방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TV에는 나오지 않는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시민들의 반응이 뜨겁지 않은 이유 중의 또다른 하나는 언론 때문입니다. 2008년 촛불집회 때는 왜곡이 있을망정, 대부분의 TV와 언론이 촛불집회를 다뤘습니다. 그러나 2013년에 벌어지는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관련 보도는 TV와 신문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