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013년은 정치를 다루는 팟캐스트의 전성기 시대다
이경관
팟캐스트(Pod Cast)가 전성기다. 그것도 오락이나 교육 분야가 아닌 정치 팟캐스트가 말이다. 인터넷 환경의 변화와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의 발달로 팟캐스트의 전성기는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만큼은 다르다. 일상을 사는 보통의 국민들은 정치이야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치이야기를 다루는 팟캐스트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분명 시대적 상황의 부산물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2000년대 초반과 2010년대의 초반은 언론 환경 부분에서 큰 특징이 있다. 그것은 인터넷신문과 팟캐스트의 두드러진 성장이다. 한 시대에는 인터넷신문이, 그리고 한 시기에는 팟캐스트가 언론의 한 문화를 형성한다.
인터넷신문과 정치 팟캐스트는 태생부터가 달라2000년대 초는 우리나라에 인터넷환경이 급성장한 시기다. 인터넷 환경의 성장은 한국 사회에 많은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 그 중에서 언론계의 변화는 바로 인터넷신문의 탄생과 비약적인 성장이다.
종이신문을 발행했던 대형언론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인터넷 전문 신문들이 탄생했다. 인쇄비 부담과 배포망을 확보하지 않고도 그들이 생산해 낸 뉴스를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팟캐스트가 다양한 인터넷망과 IT기기를 이용해 듣고 볼 수 있게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하지만 이 두 매체의 탄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인터넷신문이 시대적 흐름과 변화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하고 성장했다고 한다면 정치 팟캐스트의 경우는 퇴보하는 국내 정치 환경과 언론 현실에서 탄생했다. 태생 자체가 서글프다.
또한 진보를 표방하는 인터넷신문이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거대 보수언론의 현실 왜곡과 언론 독점 현상을 견제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한다면 정치 팟캐스트는 권력에 의해 장악당한 방송의 대안언론차원에서 탄생했다.
인터넷신문을 포함한 온라인상의 여론 형성력은 IT산업의 발전과 함께 꾸준하게 성장해 오다가 스마트폰이 도입되고 SNS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정점에 달했다. 이들의 조합은 종이신문의 발행부수로 대변됐던 영향력을 차츰차츰 추격했고 이는 곧 선거를 통해 나타났다.
권언유착(勸言癒着). 보수신문의 쇠퇴는 곧 언론을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이용했던 이명박 정부와 집권 여당에게는 큰 위기로 다가왔을 것이다. 결국 그들이 선택한 것은 방송의 장악이었다. 지상파와 케이블 보도채널을 장악하고 또 한편으로는 종편악법을 날치기로 통과시킴으로써 완벽하게 방송장악의 종지부를 찍었다.
신문을 통한 왜곡된 보도는 IT산업의 성장으로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서 막을 수 있었지만 기성 세대들에게 익숙한 방송은 다르다. 안방에 앉아서 TV만 켜는 나오는 방송 뉴스의 편파보도는 그 위험성이 민주주의 자체를 후퇴하게 만들 정도로 심각했다. 정치 팟캐스트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의 부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