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3일 열린 국회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 첫 전체회의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와 공공의료 대책에 대한 기관보고를 하고 있다.
남소연
보건복지부는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가 상위법에 저촉된다면 재의 요구했지만, 경남도는 이를 거부하고 공포했던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경남도를 대법원에 제소할지에 관심이 높았는데, 이날 진영 장관은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추었다.
이날 진 장관은 "(경남도를) 제소해서 승소해도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제소해서 무효화 하는데는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제소하지 않을 경우,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해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는 의료원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진영 장관의 입장에 대해, 조합원들은 분노하고 있다. 간호사 출신의 한 조합원은 "화가 난다. 보건복지부가 재의요구할 때는 진 장관이 홍 지사와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보았는데, 결과적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쇼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진 장관은 진주의료원도 방문하고, 한때 헌법까지 거론해서 소신을 갖고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 발언을 볼 때 허탈하다"며 "주변에서 정치를 너무 믿지 말라는 말을 하던데, 그런 것 같다. '혹시나' 했는데 '역사나'였다.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간호사 출신의 다른 조합원은 "진주의료원을 방문했던 진 장관은 우리 얼굴을 보고 강성귀족노조라는 말을 듣고 왔는데 와서 보니 다르다는 말을 했던 적이 있다"며 "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제소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하니 많이 실망스럽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장관은 말로는 정상화를 하겠다고 해놓고, 오늘은 다른 말을 했다. 정상화의 유일한 수단인 대법원 제소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며 "여야 국회의원 대부분 홍 지사가 잘못했다고 지적하는데, 진 장관은 제소하지 않아 홍 지사한테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남도가 재의요구를 거부한 것은 보건복지부를 무시한 것인데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냐"며 "진주의료원 폐업·해산은 잘못되었다는 게 명백한데도 다시 문을 열지 못한다면 보건복지부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채 대책 비논리적... 노조 관련한 경남도 책임 등 지적이날 보건복지부 기관보고에서는 다양한 지적들이 나왔다.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진주갑)은 경남도가 부채를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것은 비논리적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경남도 산하기관 부채는 경남개발공사 6551억, 경남테크노파크 452억, 경남신용보증재단 375억이다"며 "경남도 부채 1조5000억 가운데 진주의료원은 270억으로 3.5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남도가 배포한 부채 감축 계획을 보면 진주의료원 폐업이 제일 먼저 나오는데, 부채를 줄이려면 부채가 많은 곳부터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또 노조 단체협약 등과 관련해 그는 "경남도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면 진주지역 의료기관 병상수 511개가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비례대표)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병상수급실태분석결과, 진주는 2009년부터 진난해까지 병상 공급 과잉 지역"이라며 "그러나 올해는 의료이용의 유출입 현상으로 인해 부족과 과잉이 동시에 나타나는 '관찰지역'으로 재분류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주가 의료과잉지역에서 관찰지역으로 전환된 것은 인구 증가로 병상수급이 안정적으로 돼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혁신도시가 2014년 완공되면 인구 3만9000명이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