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분향소 철거 3개월 "대한문은 민주주의 파괴현장"

민주노총·민변 등 시민단체, 남대문 경비과장 징계 및 경찰병력 철수 촉구

등록 2013.07.10 17:11수정 2013.07.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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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 등 시민단체가 대한문에서 경찰병력 철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0일 오전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 등 시민단체가 대한문에서 경찰병력 철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최지용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대한문 앞 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경찰병력의 철수와 집회 방해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 4월 4일,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가 중구청에 의해 강제 철거된 이후 대한문 앞에서는 그동안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분향소를 철거한 자리에 설치한 화단을 놓고는 문화제법 위반 논란이 일었고, 경찰은 대한문 앞을 집회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등 분향소를 지키려는 측과 이를 막으려는 공권력 사이에 마찰이 계속됐다. 쌍용차 범대위 등 시민단체는 분향소 재설치에 실패한 이후 종이컵으로 분향소를 만들거나 1인시위를 하는 정도 수준의 행동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지금 대한문 앞은 경찰의 강제력 행사로 집회, 노숙, 침묵시위, 연좌농성 등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은 무법지대이자 민주주의 파괴현장"이라며 "경찰의 공권력 행사는 법률에 규정한 구체적 직무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적인 공무집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대한문 앞에서 잠자는 노동자를 일부러 깨워 잠들지 못하게 하고 비를 피해 대한문 처마로 들어가는 것도 막고 있다"며 "경찰 폭행을 신고한 112는 출동조차 하지 않았고 날마다 종이컵 분향소를 빼앗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현주 변호사는 "최성영 남대문서 경비과장을 필두로 한 경찰이 집회시위 허가권자인양 행세하며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기본권인 집회시위를 방해하고 있다"며 "1인시위와 기자회견은 집회라고 볼 수 없고 종교행사는 규정상 신고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단식하는 목사님이 옷 갈아입는 것, 천주교 미사까지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모든 미신고집회가 다 해산명령 대상이 아니다, 대법 판례도 공공질서, 타인의 신체나 재산에 위해를 가할 경우에만 해산명령을 할 수 있는데도 경찰은 이곳에 2명만 모여도 강제해산을 운운하며 폭력을 휘둘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25일부터 민주당 의원 15명이 이곳 연좌시위에 동참하며 인권탄압 상황을 보고 모니터링해 법적 대응 등에 뜻을 모았다"며 "최성영 경비과장은 자의적 판단에 의해 공권력을 행사해 '대한문대통령'이라 불릴 정도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단을 지키며 우리 사람들을 뜯어내고 폭력을 가하는 경찰들 역시 모멸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어제 쌍용차와 안진회계법인이 금감원에 제출한 자료가 엉터리임이 드러났는데 이곳에서 맞서 싸우는 분들이 없었다면 그런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경찰은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분향소 설치를 보장하고 대한문 앞 경찰 병력을 철수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대한문 앞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긴급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범대위는 이날 오후 5시부터 대한문 앞에서 경찰이 쌍용차 집회 개최를 막고 분향소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를 담은 사진과 영상을 시민에게 공개하고 경찰의 인권침해 행위를 규탄하는 '대한문 인권 보고대회'를 열 예정이다.
#쌍용자동차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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