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만 삼성... 고된 노동 참지만 권리는 없어"

[현장] 부산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찾아 대규모 집회

등록 2013.07.10 18:53수정 2013.07.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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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가 10일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총파업'을 실시한 가운데 부산양산지부 조합원들이 삼성전자서비스 서부산센터를 찾아 불법파견 규탄 집회를 열었다.
금속노조가 10일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총파업'을 실시한 가운데 부산양산지부 조합원들이 삼성전자서비스 서부산센터를 찾아 불법파견 규탄 집회를 열었다.정민규

"내 가족 희생시켜가며 삼성 일가족 살찌운 모순 이제는 끝장내자."

홍순호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부지부장이 방송차에 올라 외쳤다. 10일 오후 4시의 뙤약볕이 그대로 800명의 노동자 머리 위로 쏟아졌다. 연신 굵은 땀방울을 훔치던 노동자들은 삼성전자서비스 서부산센터 앞에 앉아 "근로기준법을 지켜라"고 외치고 외쳤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센터의 문을 굳게 걸어 닫았고, 경찰은 방패로 건물을 에워쌌다.

건물 안에서는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창가로 달려온 직원 몇몇이 노동자들의 집회를 관심있게 지켜봤고, 밖에 있는 노동자들은 이들을 향해 "힘내라"고 소리쳤다. 홍순호 부지부장은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 문제를 계속해서 꾸짖어 나갔다.

"우리는 삼성 로고가 찍힌 유니폼을 입고 있다. 우리는 삼성의 규칙에 따라 일을 한다. 우리는 삼성이라는 이름을 위해서 고된 노동을 참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삼성 직원의 권리나 혜택은 어느 하나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말한 홍 부지부장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서비스 물량처럼 들쭉날쭉한 삼성전자서비스 기사들의 월급을 지적했다. 그는 "대출을 받아서 비수기를 넘기고 성수기(통상 에어컨 수리 등이 몰리는 여름철) 때 번 돈으로 메우는 생활을 1~20년째 하고 있다"며 내가 빚을 내서 삼성을 배불리고, 내 가족을 희생시켜가며 삼성 일가족을 살찌운 모순을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결성... 당당하게 누려야 할 권리 쟁취하자"

 10일 오후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총파업에 들어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부산역광장에서 집회를 마치고 중앙로를 따라 행진 중이다.
10일 오후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총파업에 들어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부산역광장에서 집회를 마치고 중앙로를 따라 행진 중이다. 정민규

그러면서 그가 강조한 것은 14일 서울에서 열리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결성을 통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단결이었다.


홍 부지부장은 "14일 전국의 1만여명에 달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지금까지 소외받는 현실을 깨부수고자 서울로 모일 것"이라며 "우리들이 당당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쟁취하자"고 호소했다.

앞서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부산역 광장에서 집회를 마치고 3㎞ 가량을 행진하며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을 알리는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부산역 광장에서의 집회에서도 재벌과 정부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금속노조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노동자들의 피땀어린 노동으로 한해 수조 원의 이익을 올리는 현대차, 삼성전자 등 재벌 대기업들이 법에서 정한 불법파견금지도 어기고 불법을 저지르며 최저임금의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로조건개선을 요구하거나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한 노동조합을 만들면 가차없이 해고하며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생활임금 인상과 임금체계 개선,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시한부 파업에 들어갔던 금속노조는 지난 8일부터 부산·양산 지역 삼성전자서비스센터 11곳에서 출근시간에 맞춘 1인 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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