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소쇄원(瀟灑園 강물소, 뿌릴쇄, 동산원)은 맑고 깨끗한 공원을 뜻한다. 자신이 맑고 깨끗하게 살고 싶었을는지 모른다.
문운주
소쇄옹 양산보는 480 여 년 전 이곳에 정원을 조성하였다. 그리고 민간 정원인 이곳 소쇄원은 선비들이 풍류를 노래하는 교류의 장으로 정치, 학문, 사상을 논하던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다. 요샛말로 만남의 장소였다. 식영정, 환벽당, 송강정, 면양정 등과 필암서원(배향), 충장사(배향) 등의 주인들이 그들이다.
지금까지 이곳 문화유적지 들을 탐방하면서 느끼는 공통점은 대부분의 정자가 풍광이 좋고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산을 등지고 앞을 조망할 수 있는 독특한 우리 누정문화의 표본이다. 식영정, 서하당 등만 해도 성산이 뒤에 있고 앞에는 창계천이 흐른다.
입구 왼쪽으로 개울물이 흐르고 우측으로는 대나무 숲이 군락을 이룬다. 매미들의 우는 소리가 다양하다. 흐르는 물소리와 어우러져 묘한 여운을 남긴다. 조그만 구름다리를 지나니 아름드리 나무사이로 광풍각이 살며시 얼굴을 내민다. 광풍각은 손님을 위한 정자라고 한다. 일종의 사랑방인 모양이다. 김인후, 송순, 고경명, 정철 등이 이곳을 만남의 장소로 활용했을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