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합참의장 "전작권 이양, 예정대로 해야"

천영우 전 안보수석도 "미국이 해준다는 정신자세는 문제"

등록 2013.07.19 11:14수정 2013.07.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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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한 번 더 연기하자고 요청한 데 대해 미군의 고위 인사가 '예정대로 2015년 전환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환시기를 2015년 12월로 연기했던  이명박 정부 당시 안보책임자도 "예정대로 해도 큰 안보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재연기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현지시각으로 18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재인준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전작권 전환에 대해 "예정대로 이양(transfer)하는 것을 지지한다. 군사적 측면에서 전작권 이양 시점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뎀프시 의장은 무기시스템 획득, 지휘·통제 시스템, 정보·감시·정찰 플랫폼, 탄약 공급, 적절한 전환 절차 등의 역량이 일정 목표치에 이르러야 한다는 걸 전작권 이양의 조건으로 설명했다.

그는 "한국군은 매우 능력이 높은 군대이지만, 이런 목표치에 이르기 위한 자금투입에서 퇴보가 있었다"며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주한미군이 한국의 합참과 공동으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역량 확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연기 요청에 대해 미국도 수용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군 합참의장이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이 우리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는 대신 요구할 반대급부를 높이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천영우 전 수석 "전작권이 전환돼도 큰 안보위기 발생하지 않을 것"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간 합의된 전작권 환수시기(2012년 4월)를 2015년 12월로 미루기로 미국과 재합의한 이명박 정부 당시 안보책임자는 '북한의 핵 위협이 전작권 전환 재연기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맡았던 천영우 전 수석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 국내 언론 기자들과 만나 "전작권이 (예정대로) 전환돼도 큰 안보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북한의 핵 위협이 있건 없건 전작권이 전환돼도 아무 문제가 없도록 다 대책을 세워놨다"며 "전작권을 전환해도 지휘체계를 일사불란하게, 거의 연합사 체제와 다름없이 지휘하는 여러 방법들을 연구해 놓은 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합사 체제가 유사시에 조금 더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는 있겠지만, 군인들이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갖고 해야지, 미국이 해준다고 생각하는 그런 정신자세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빨리 우리한테 넘겨주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관진 "지금 협상 중, 10월 SCM에서 결론 낼 것"

그러나 정부는 미국도 전작권 전환에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과의 당정협의에서 "미측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면 연기에 대해 왜 먼저 얘기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17일 미국 국방부 관계자가 한국의 재연기 제안 사실을 언급하고 나선 게 미국측의 적극적 입장을 나타내는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 추진 이유를 "지금의 안보상황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천안함 폭침 이후보다 더 악화됐고, 북한이 전작권 전환에 따른 오판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군의 능력 확보도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일단 연기하는 쪽으로 지금 미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며 "목표는 올해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뎀프시 #천영우 #김관진 #전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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