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전국 최초 농수산물시장 도매법인 업무정지

잦은 대금결제 지연 시정 안 돼... 해당 법인, "지나친 처분" 반발

등록 2013.08.07 11:38수정 2013.08.0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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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이민선

안양시가 안양농수산물 도매시장 청과법인 (주)태원농산에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자, 해당법인은 "지나친 처분" 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태원농산 소속 중도매인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양시는 지난 2일 태원농산에게 6개월 '업무정지처분'을 내렸다. 올해 1월~5월 모두 7차례에 걸쳐 1억9000만 원의 출하대금 결제를 지연했고,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출하대금 결제 지연으로 7차례나 적발돼 과징금 처분을 받고도 이를 개선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태원농산은 안양시가 내린 업무정지 처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 어디에도 업무정지 처분을 한 곳이 없다. 업무정지 6개월이면 법인은 도산한다"고 항의하며 '업무정지 취소 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맞대응하기로 했다.

상인들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중도매인 A씨는 "원칙대로 처리했으니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무정지 처분이 적절했다는 것. 반면, 중도매인 B씨는 "법인에 영업정지는 사형선고나 마찬 가지다. 지나치게 과한 처벌을 내린 것" 이라며 안양시 행정처분이 부적절 했다고 말했다.  

안양시에 따르면, 도매 법인에 대한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안양시가 처음이다. 안양시 당당공무원은 "지금까지 수차례 대금 결제 지연으로 과징금 등 행정 처분을 내렸음에도 시정되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강도 높은 처벌을 단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안양시가 6개월 업무정지라는 강도 높은 처벌을 하게 된 배경에는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도매시장의 활성화 문제'가 있다. 강한 처벌을 내려 실추된 신뢰를 회복, 도매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8월6일 오전 도매시장 청과동
8월6일 오전 도매시장 청과동 이민선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거래 물량이 매년 감소해왔는데, 그 원인으로 지목된 게 태원농산의 자금 부족으로 인한 '농산물 수집능력 부족' 이었다. 잦은 대금 결제 지연으로 출하주인 농민들에게 신뢰를 잃다보니 좋은 물건을 싼 값에 들여올 수 없었고, 그러다보니 매년 거래  량이 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


실제로 안양농수산물 도매시장 거래물량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2005년엔 10만4480톤이던 거래물량이 2010년엔 7만4325톤으로, 약 30% 정도 감소했다. 특히, 태원농산의 거래물량 하락폭은 크다. 공익법인인 원예농협은 6% 감소한 데 반해, 태원농산은 41%나 감소했다.

잦은 대금결제 지연으로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이 농민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안양시 주장도 사실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1~2월 (주)월드리서치에 의뢰, 출하자(농민)와 중도매인을 대상으로 전국 도매시장과 농협 공판장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부류 법인(공판장)은 전국 최하위인 32위를 기록했다. 특히, 태원농산은 전국 도매시장 법인별 만족도 조사에서도 최하위인 82위를 기록했는데, 주된 원인이 '출하주인 농민에 대한 대금결제 지연'이었다. 

한편, 이번 업무정지 사유가 된 대금지연 건수 외로, 현재 태원농산으로부터 대금을 지급 받지 못했다는 민원이 4건이나 더 접수된 상황이다. 미지급금 액수는 약 1억8천만 원이다. 때문에 이번 6개월 업무정지 처분 기간이 끝나면 다시 행정처분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고 담당 공무원은 전한다.

안양시는 지난 2일 태원농산에 업무정지를 통보했다. 업무정지 기간은 이달 26일~내년 2월 21일까지다. 안양시는 태원농산의 업무정지 기간 동안 중도매인 경매·관리 등은 원예농업협동조합이 대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타임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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