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7일 공개한 뉴 코란도C
쌍용자동차
"우리 소비자들이 봉이에요. 같은 차를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비싸게 받잖아요. 엄청나게 수익 올려놓고 돈은 자기네 나라로 보내고…."7일 최종식 쌍용자동차 부사장의 말이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열린 뉴 코란도C 발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자동차시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내비쳤다. 특히 경기침체에도 수입차 업체들이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시장을 크게 잠식하는 것을 두고 '국부유출' 등의 용어를 써가며 비판하기도 했다.
최 부사장은 "지금 추세라면 수입차들이 올해에만 (국내에서) 15만 대 가까이 판매할 것 같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입차 업체들의 마케팅을 지적하면서 "기업들이 수입차를 리스 형식으로 사서 가족들이 타고 다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가 나서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사장은 또 독일 베엠베(BMW)와 벤츠 등이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차 값을 비싸게 책정하고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들만 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차만 수입하다가 팔 뿐이고, 차 값도 미국 등에 비교하면 엄청 비싸지 않은가"라며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익은 자국으로 전부 보내버리는 것은 국부유출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수입차 제대로 방어 못해... 정부 나서 제도적 보완해야"그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맏형격인 현대기아차도 수입차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입차와의 싸움에서 (점수로 치면) 빵점이나 다름없다"고도 지적했다. 최 부사장은 독일차들이 연료 효율이 우수한 디젤 승용차를 대거 들여오면서 시장을 잠식해온 예를 들었다. 그는 "현대 기아차도 뒤늦게 디젤 쪽을 강화하려고 하지만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경영 전망에 대해, 그는 대체로 낙관적이었다. 최 부사장은 "아직 공식적인 상반기 결산이 나오지 않았다"며 "당초 우리 계획했던 것보다 생산과 판매에서 나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차는 올해 국내와 해외를 합쳐 모두 15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해왔다.
쌍용차는 특히 이날 공개한 대표 차종인 뉴 코란도C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최 부사장은 "쌍용차의 강점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대표성을 띤 코란도C가 2년 만에 제대로 바뀌었다"며 "국내서는 매월 2000대 정도 팔 계획이고 중국·러시아 등 해외시장까지 합해서 올해 말까지 2만5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사문제에 대해서도 최 부사장은 "평택 공장 내부에 아직 일부 문제가 있지만 잘 돌아가고 있다"면서 "현재 공장 가동률이 60% 수준에 불과하지만 오는 2015년까지 (가동률이) 80% 수준까지 올라가면 회사도 흑자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엔진 개발에 인도 마힌드라 그룹도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과거 중국 상하이차와 기업 경영 등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부터 렉스턴을 인도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현지 반응도 좋은 편"이라며 "중국과 함께 인도 시장이 향후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며, 마힌드라 역시 자동차 투자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2015년이면 흑자 전환도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