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산을 오르면 나도 산처럼 커지는 기분입니다.
허은미
늘 함께 산을 오르는 산지기 친구가 있습니다. 나중에 시집가서 신랑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면 우리 꼭 함께 오자며 약속한 친구입니다. 그래서 그 친구 가족과 내 가족이 함께 지리산 종주를 해보는 것이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입니다. 친구는 이제 시집을 가고, 저만 가면 되는데... 크게 걱정마세요. 언젠가는 가겠지요?
일곱살 딸과 지리산에 오른 엄마, 아빠그런데 얼마 전, 제가 하고 싶은 그일을 해낸 가족이 있습니다. 저희반 나원이 가족인데요. 얼마나 부럽고 좋던지, 자랑스럽기까지한 가족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나원이 엄마, 아빠도 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지리산 정상인 청왕봉에 가려고 계획을 하셨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지리산은 3개도(경상남도, 전라남북도) 중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1915m나 됩니다. 어른도 오르기 힘든 산에 일곱살 딸아이를 데려간다고 하니 주위에서 얼마나 걱정이 많았을까요.
"주위에서 많이 말려요. 선생님이 보시기에 우리 나원이가 못할 거 같나요?" 주위 걱정에 어머니께서 상담을 해오셨습니다. 물론, 나이도 어리고 아이가 하기에는 무리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곱살이라 하더라도 아이의 체력이 안되면 더욱 안 되지요. 하지만 나원이는 운동 신경도 좋고 충분이 해낼 수 있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작년에 저희 유치원선생님들과 일곱살 아이 한 명이 지리산 정상에 당일치기로 갔었던 경험이 있기에 더욱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과 아이가 가는 것과 부모와 아이가 가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기에 사전 준비 사항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아이에게 설렘과 기대감을, 사전 준비는 철저하게
나원이 가족은 1박 2일로 등산코스를 잡았습니다. 중산리에서 로타리대피소 쪽 코스로 정상에 오르고 장터목대피소에서 하루밤을 지낸 후 다시 중산리로 내려오는 코스였습니다. 당일치기가 아닌 1박이기에 더욱 시간을 넉넉하게 오를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대피소 예약은 필수입니다. 요즘은 예약안하면 대피소에서 절대 안 재워주거든요. 특히 아이와 갔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