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림막 일부 제거로 모습 드러낸 증인석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가림막 뒤에 앉아있는 증인들에 대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가져와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문자로 오더 받아서 발언할 수 있다"며 가림막 제거를 요청하자, 국회 관계자들이 가림막 일부분을 도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유성호
여야는 오전 청문회 중간 정회해 간사 협의를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민주당은 박원동 전 국장이라도 가림막 앞으로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또한 책상 아래 가림막을 잘라내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새누리당은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 다시 재개된 청문회에서도 가림막 공방은 이어졌다.
박영선 위원은 "차단막 뒤에 들어갔을 때 (국정원 직원인 증인들이) 휴대폰을 다 가지고 있었고 컴퓨터 하드를 가지고 들어갔다가 항의하자 뺐다, 공기청정기와 박스로 (가림막) 밑을 막아놓아서 치외법권 지역처럼 됐다"며 "국회 경위가 서 있으면서 저 분들의 그림자까지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증언·감정에 관한 벌률'에 대한 해석 논쟁도 벌어졌다. 민주당이 위원회 의결로 회의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이 법 9조 2항을 근거로 가림막을 걷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권성동 위원은 "이미 회의는 공개로 하고 있다"며 "이 조항을 근거로 가림막을 걷어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이 그동안 성과가 없었으니까, 시간 때우기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낮 12시 10분께에는 전해철 위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자, 새누리당 위원들이 신기남 위원장을 향해 "(발언권 주지 말고) 빨리 진행하세요"라고 요구했다. 신 위원장이 전 위원에게 발언권을 주자, 권성동 위원은 "발언 더 안하기로 했잖아요"라면서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 퇴장했다. 조명철 위원은 "한 말 또 하고 또 하고... 이제 청문회 해야죠"라고 고함을 질렀다.
정청래 간사는 퇴장하는 새누리당 위원들을 향해 "중간에 퇴장하는 게 벌써 몇 번째인가"라며 "의사일정 합의도 막막하게 해놓고 이렇게 나가 버리는 게 어디있느냐,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데, 새누리당 위원들은 이렇게 무책임하고 혐의자들에 대한 변호인이나 공범처럼 행동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영세 녹취록' 추가 공개... "조중동 포털에 넣어줘야"한편, 박범계 위원은 청문회에서 '권영세 녹취록'을 추가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권 대사는 지난해 12월 10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만나 "네이버 포털뉴스에 조중동이 안 들어가고 있다, 그러니깐 (포털의) 맨 겉에 경향 사진이 많이 뜨고 비딱한 것들이 많이 뜬다, 조중동 내용을 집어넣어줘야 하는데 마이너가 주로 채우고…"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집권 뒤 새누리당은 뭘 하고 있느냐, 포탈 규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고 포털 규제법을 만들겠다고 했다"며 "모든 것이 12월 10일 권 대사의 '컨틴전시 플랜'대로 이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