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루박물관 진복루 입구
이상기
대문에 보니 상단에 미산(眉山)이라 쓰고, 좌우로 붉은색 각자를 해 놓았다. 그 글이 '봉기단산수(鳳起丹山秀) 교등벽수환(蛟騰碧水環)'이다. 빼어난 붉은 산에 봉황새 날아오르고, 굽이치는 푸른 물에 이무기가 승천한다. 문자 그대로라면 환상적인 풍경이다. 그런데 그런 수준은 안 된다. 과장이 심한 편이다. 토루의 문을 들어서려니 진복루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진복의 진은 진의천인(振衣千仞)에서 나왔고, 복은 복리만년(福履萬年)에서 나왔다. 천길 벼랑에서 날개를 펴고 만년 복록을 누린다는 뜻이다.
토루 박물관을 통해 알게 된 토루 이야기진복루는 3층의 원형 토루로 96개의 방이 있다. 그런데 이 방들이 현재는 박물관 전시실로 사용된다. 토루 안으로 들어가니 정면에 사당이 보이는데, 사람이 살지 않기 때문에 제단이 텅 비었다. 나는 1층 전시실을 돌며 객가인들이 사용하던 유물을 살펴본다. 먼저 도자기와 철로 만들어진 생활용기가 있다. 다른 방에는 도자기로 만든 목침과 등잔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도자기 제품이 많다. 그리고 문서와 가훈도 있다. 주인이 선덕(善德), 정직, 청렴 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