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에서 온몸을 담그고 '찰칵'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이명화
8월 정기 산행 중 처음 계획은 가지산 학심이골에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답사를 해 보니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걷고, 체력 소모가 많을 것 같아서 급히 바꾼 것이 언양 능동산이다.
영남알프스 산군 한 가운데 있는 운문산(1118m), 가지산(1240m), 신불산(1209m), 영축산(1192m), 재약산(1189m) 등이 한 눈에 조망되는 능동산. 영남알프스의 산군은 대부분 여러 번 만났지만, 능동산은 자주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었다. 오늘은 배내고개를 기점으로 해서 능동산(983m)을 만나고 이어 쇠점골 오천평반석을 만나기로 했다.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어느새 오전 10시다. 배내고개에서 몸 풀기 운동을 잠깐하고 들머리로 들어섰다. 나무계단 길로 조금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진다. 작렬하는 뜨거운 볕이 내리쬐지만, 산속 길은 상수리나무들로 우거진데다 그늘이 되어주어서 걷기에 좋다. 숲길 따라 가쁜 숨 몰아쉬며 한걸음씩 옮기다보니 어느새 능동산 정상이다. 능동산 정상에 새로 세워진 표시석이 제법 근사하다. 능동산 정상에서 가지산 쪽으로 방향을 돌려 능선길을 따라 쇠점골을 만나러 간다. 석남터널 앞에 있는 쇠점골 계곡 들머리까지 걷는 긴 숲속 능선길은 큰 굴곡 없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이어진다. 1시간 이상 걷는 능선길이다.
어쩜 길이 이다지도 예쁠까. 걷기 좋은 오솔길에 우거진 나무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고 초록바람은 상쾌하게 온 몸속으로 스며드는 듯 하다. 산 아래 세상에는 지금도 폭염으로 연신 대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데 숲이 우거진 산길 걷는 것, 호강이 따로 없다. 흙길이라 발밑이 부드럽고 편한데다 머리 위엔 싱그러운 팔월의 녹음이 짙다. 걷기 참 좋은 길이다. 일행들은 이따금 '길이 차암 좋다' 감탄하면서 저마다의 생각이 잠겨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