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시외버스터미널 신문 가판대에서. 해양투기 중단을 요구하는 사설과 기고문이 실린 일간지 3부를 샀다.
김영환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함안으로 출발. 진주 상평동을 지나는데 저 멀리 외벽에 '무림제지'라고 크게 써있는 공장이 보인다. 무림은 펄프와 종이를 만드는 회사로 특히 울산 온산공단에 있는 '무림P&P 공장'은 전 세계에서 하수 슬러지(찌꺼기)를 가장 많이 해양투기하는 공장이다. 그래서 울산 기자회견과 캠페인은 무림 공장 앞에서 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지난 2년간 울산 지역의 폐기물 해양투기 기업 중 2등부터 10등까지 다 합쳐도 무림 공장 하나가 훨씬 더 많이 버렸다. '네 이놈 무림, 울산에서 다시 보자' 다짐하며 진주 시내를 벗어났다.
차가 씽씽 달리는 도로를 피해 꼬불꼬불 산을 넘어가는 작은 길을 택했다. 40km쯤이야 쉬면서 가면 된다는 배짱으로 언덕길을 달리는데, 거리가 짧다고 쉬운 것은 아니었다. 요 며칠 따라오는 지원 차량에 15kg이 넘는 짐을 싣고 자전거만 타다가 다시 짐을 얹은 자전거를 타니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그런데 갑자기 뒷바퀴가 휘청거린다. 또 펑크가 났다. 땡볕 아래 자전거를 질질 끌고 그늘로 가 자전거를 고쳤다. 무거운 짐에 끝없는 언덕에 펑크까지. 함안 가는 길은 정말 '산 넘어 산'이다.